뉴스데스크변윤재

초등학생 납치하고 "2억 달라"‥잡고 보니 아파트 이웃

입력 | 2023-12-20 19:56   수정 | 2023-12-2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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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학교에 가던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부모에게 몸값으로 2억 원을 요구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초등학생은 스스로 탈출을 했는데, 납치범을 잡고 봤더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었습니다.

변윤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하얀색 점퍼 차림의 아이가 도로를 가로질러 다급히 뛰어갑니다.

아파트 근처에 있는 파출소로 달려가는 겁니다.

초등학교 6학년생인 여자아이는 불과 한 시간 전 유괴범에게 납치됐었습니다.

납치된 시각은 어제 오전 8시 반쯤.

한 40대 남성이 등교 중이던 아이에게 접근해 흉기로 위협한 뒤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어 테이프로 몸을 묶은 뒤 휴대전화를 빼앗아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아이를 납치했으니 몸값 2억 원을 내놓으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웃 주민 (음성변조)]
″아침에 전화가 왔더라고. (아파트) 000동에 무슨 일 있었냐… 과학수사대 차도 왔고 경찰차가 되게 많이 왔다 이러더라고.″

약 한 시간가량 추운 옥상에 있던 아이는 유괴범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피해 아동은 현장에서 결박을 풀고 현장 가까이에 있는 이곳 파출소로 달아났습니다.

파출소에 가기 전에 비어 있는 집에 들러 컴퓨터를 통해 부모에게 메시지를 보내 자신이 탈출한 사실을 알렸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남성을 쫓았고, 약 6시간 만에 아파트 인근에서 붙잡았습니다.

잡고 보니 유괴범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던 주민이었습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빚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혐의를 인정했고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

영상취재: 남성현 / 영상편집: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