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지현

"안전점검 제대로 했나"‥두 차례 안전점검하고도 눈썰매장 사고 막지 못해

입력 | 2023-12-25 20:09   수정 | 2023-12-25 20:28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충북 청주에서는 눈썰매장이 붕괴 되면서 시민들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썰매장의 통로 지붕이 인공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건데, 개장된 지 이틀 만에 폐쇄가 됐습니다.

청주시는 앞서 두 차례나 안전 점검을 벌였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눈썰매장 이동통로의 철제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구부러졌습니다.

지붕을 감쌌던 비닐은 곳곳이 찢겨나갔습니다.

소방대원들이 삽으로 눈을 치워보려 하지만 돌처럼 단단히 굳은 눈덩이에 삽은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눈썰매장의 이동통로가 그대로 주저앉았는데, 지붕 위에 쌓여 있던 두께 15cm의 눈덩이는 구조대원 2명이 들기에도 벅찹니다.

[석성원/청주동부소방서 지휘팀장]
″가로막혀 있는 거 그걸(눈덩이) 드는데 무게가 일반인들이 들어서 움직일 정도의 그런 무게가 아니었어요. 꽤 무거웠어요.″

청주시가 개장을 앞두고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 동안 인공눈을 만들어 뿌렸고 켜켜이 쌓인 눈은 비가 내렸다 추워지길 반복되며 딱딱하게 얼어버렸습니다.

눈썰매장에 있던 눈덩이를 하나 집어 봤는데요.

단단하게 얼어, 던져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개장 닷새 전부터 시청 안전 담당 부서와 건축사 등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시민감시단이 두 차례 걸쳐 점검했지만, 통로 위 쌓인 눈은 치워지지 않았습니다.

왜 몰랐냐는 취재진 질문에 청주시는 ″그때는 그렇지 않았다″는 대답을 내놨습니다.

[청주시 관계자 (음성변조)]
″<안전 점검 당시에는 이런 눈이 쌓여 있지는 않았었어요?> 그때 당시에는 눈이 별로 안 쌓여 있었죠.″

하지만 지난 20일 시민감시단이 찍은 사진에도 이동통로 위에는 눈이 쌓여 있었습니다.

개장 이틀 만에 썰매장을 폐쇄한 청주시는 결국 다시 안전 점검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눈썰매장 전문가까지 섭외해 사고 원인도 철저히 파악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벌어진 사고로 다친 3명 가운데 10대와 20대 2명은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현장 감식에 나선 경찰은 조만간 안전 관계자 등을 조사할 계획입니다.

MBC 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병수(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