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장슬기

카페 출입구 막힌 사연‥"임대료는 자존심"?

입력 | 2023-01-27 06:39   수정 | 2023-01-2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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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얼마 전 신사동의 한 카페에 ′통행에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건물주가 매장 앞에 컨테이너를 갖다놔서 출입문을 찾기가 어려워졌다고 하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이 카페 앞에서 지난 10일 벌어진 일입니다.

흰 컨테이너를 실은 지게차가 다가옵니다.

주차관리 초소로 쓰이는 컨테이너인데, 갑자기 카페 입구 앞에 내려놓습니다.

간격이 너무 붙었다고 느꼈는지 조금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김모 씨/카페 업주]
″교묘한 느낌이죠. 그러니까 ′막지 않았다′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카페 측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컨테이너를 내려놓은 쪽에서 되려 뭔가를 항변합니다.

[김모 씨/카페 업주]
″경찰한테도 되게 당당하게 이야기하더라고요. ′여기 간판 보이고 문 열리는데 뭔 상관이야′‥″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년 전, 카페 업주인 김모 씨 부부는 ′보증금 3천만 원, 월세 250만 원′에 임대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사이 건물주가 바뀌었는데, 새 건물주는 계약 갱신 시점이 임박한 작년 말, 월세 백만 원 인상을 요구했습니다.

이유는 주변 시세, 그리고 건물주로서의 ′자존심′이었습니다.

[건물주-김 씨 대화](작년 12월)
″350(만원)이면 내가 자존심이 좀 그래도 되겠다‥ 내가 나쁜 건물주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다른 데는 몇 천씩, 엣지(특색) 있으면 천이백씩 올리고‥″

상가임대차보호법상 건물주가 직권으로 올릴 수 있는 인상 폭은 5%.

그 이상 올리려면 세입자와 합의를 해야 하는데 김 씨로선 한 번에 40%를 올려주기는 버거웠습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갱신 기한이 지나자, 건물주가 매장 앞에 컨테이너를 갖다두며 세입자를 압박하고 나선 겁니다.

지자체는 주차장법 위반에 해당하는 만큼 건물주에게 이행강제금을 물릴 수 있지만, 사유지여서 시설물을 치우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3년간 서울시 상가임대차상담센터에 접수된 임대료 관련 상담 건수는 1만 5천 건에 이릅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