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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종명
'키 브리지' 붕괴 한달‥기약없는 정상화
입력 | 2024-04-26 20:26 수정 | 2024-04-2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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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미국 볼티모어에서 대형 선박이 충돌하면서 다리가 붕괴된 사고, 오늘로 한 달이 됐습니다.
아직 다리의 잔해조차 치우지 못하면서 언제 정상화가 될지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왕종명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항구만 깨어 있던 새벽 1시 반.
동력을 잃은 컨테이너선 달리 호가 길이 2.6km의 철골 다리를 들이받았습니다.
조난 신고를 받고 빨리 대처한 덕에 차량 통행은 막았지만 다리 위에서 구멍 난 아스팔트를 메우던 남미 출신 노동자 6명은 끝내 희생됐습니다.
한달 뒤 현장.
배는 충돌한 그 자리에 멈춰서 있습니다.
무너진 다리의 철골도 ㄱ자로 꺾인 채 강물에 처박혀 있습니다.
악몽같던 그날 밤 그대로입니다.
[루시엔 레이/볼티모어 주민]
″그 일이 있던 날 밤 벌떡 일어나서 곧바로 그쪽으로 가봤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어요. 비현실적이었죠.″
늘 오가던 다리를 먼 발치에서나마 지켜볼 수 있는 언덕에는 꽃다발과 희생자가 입고 있던 작업복이 내걸렸습니다.
[크리스토퍼 스페어/트럭 기사]
″숨진 노동자들 가족에게 사과하고 싶어요. 당신들을 잃은 게 너무 안타깝고 그들을 잊지 않을 겁니다.″
키 브리지는 근처 공장과 항구에겐 물류의 핵심 경로였고 주민들에겐 근처 해변으로 마실 가던 소풍길이었습니다.
[베로니카/볼티모어 주민]
″다리를 다시 지을 때까지 그리울 겁니다. 다른 곳을 여행하는 데 불편하잖아요.″
출퇴근 시간 도로는 교통 지옥이 되었고 항구에 멈춰선 수천 대의 자동차가 증명하듯 수출입 기능이 멈추면서 항만 노동자는 일자리마저 잃었습니다.
당국은 임시 항로를 개설해 일부 화물선의 운항을 재개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대형 컨테이너 선박은 아직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메릴랜드 주는 다음 달 말은 돼야 볼티모어 항이 정상 운영될 거라고 전망합니다.
다리 재건에 최소 20억 달러, 우리 돈 2조 7천억 원이 들어갈 거란 추산만 나왔을 뿐 거대한 잔해를 치우는 것부터 난관이라 언제쯤 다리가 재건될지 알 수 없습니다.
[웨스 무어/메릴랜드 주지사 ]
″강철 560톤은 점보 747 무게와 맞먹습니다. 어제 물에서 꺼낸 게 이 정도죠.″
연방수사국이 사고 원인 조사에 착수했고 미국 전역에 산재한 철골 다리는 긴급 안전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볼티모어에서 MBC뉴스 왕종명입니다.
영상취재 : 김태효(볼티모어) / 영상편집 : 임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