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제은효

"형이 너무 좋아하던 곳" 시청역 사고 9명, 눈물의 발인

입력 | 2024-07-04 20:10   수정 | 2024-07-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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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1일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차량에 치여 숨진 희생자 9명의 발인이 오늘 엄수됐습니다.

가족과 동료들은 비통함에 휘청이는 몸을 애써 가누며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제은효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가족의 버팀목이었던 서울시 공무원, 고 김인병 씨가 딸의 품에 안겨 빈소를 나섭니다.

이제 이 길을 나서면 정말 마지막인 것 같아서 눈물은 닦아도 자꾸만 흘러나옵니다.

김 씨가 20여 년간 출근하고 나흘 전 아침에도 걸었을 그 길, 한순간에 고인이 되어 마지막으로 걷는 그 길을 동료들이 눈물로 배웅합니다.

김 씨와 함께 있다 숨진 윤 모 씨는 31년 내내 가족의 자랑이었습니다.

윤 씨 역시 시청에서 자신을 많이 아꼈던 선후배 동료들을 다시 만났습니다.

새벽부터 윤 씨를 기다린 동료들은 국화 한 송이로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윤 모 씨 유족 (음성변조)]
″저희 형이 너무 좋아하는 곳이었어요. 여기. 너무 감사드립니다.″

한순간에 네 명의 동료를 잃은 은행 직원들은 연이은 운구차 행렬에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유족들은, 오열했습니다.

[박 모 씨 유족 (음성변조)]
″오래오래 살아야지‥″

승진 소식을 알려온 가장, 저녁 늦게 집에 온다던 아들, 세 아이를 둔 아버지를 끝내 보내야만 했습니다.

대형병원에서 함께 일하던 30대 직원 3명도 함께 영면을 맞이했습니다.

이들 중 한 사람은 결혼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습니다.

운구차가 승화원, 벽제장, 성남장 등 각자의 장지로 향하면서 새벽부터 오전까지 이어졌던 발인식은 모두 마무리됐습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조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