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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영
"1조 원 안 낸다" 선언해도 대책 없어‥황당하고 허술한 KF-21 계약
입력 | 2024-08-21 20:24 수정 | 2024-08-2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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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형 차세대전투기, KF-21은 8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인도네시아와 공동개발을 진행 중입니다만, 인도네시아가 부담하기로 했던 돈 가운데 1조 원가량을 내지 못하겠다고 발뺌한 상황이죠.
그런데 계약서를 확인해 보니 계약을 일방적으로 어겨도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는 허술한 계약을 처음부터 맺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인 KF-21.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 2032년까지 120대를 생산할 예정입니다.
총 개발비 8조 원.
이 가운데 20%인 1조 6천억 원은 공동 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가 지금까지 낸 돈은 겨우 3천8백억 원.
내야 할 돈을 제대로 낸 건 계약 첫해인 2016년이 유일했고, 3년 동안은 아예 한 푼도 안 냈습니다.
그러더니 결국 1조 원은 못 내겠다고 올해 선언했고 정부는 이를 수용했습니다.
[최경호/방위사업청 대변인 (지난 5월 7일)]
″인니와의 경제적 협력이라든지 이런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전체적으로 고려를…″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허술한 계약이었기 때문입니다.
방사청이 국회에 보낸 답변서입니다.
인도네시아와의 기본합의서와 비용분담합의서 어디에도 계약 파기에 따른 벌칙 조항은 없다고 실토합니다.
분담금을 2회 연속 안 내면 이미 낸 돈을 못 받고 권리도 포기한다는 벌칙 조항이 있지만,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돈을 안냈을 때도 아무 조치도 못했습니다.
방사청은 돈을 낸 만큼인 6천억 원 어치로 기술 이전 수준을 당초보다 깎으면 된다며 후속 협상 중이라고 했습니다.
개발 일정은 지연되고 추가 비용도 부담하게 됐지만 이 계약서 때문에 책임도 묻지 못한 채 오히려 인도네시아에 계속 끌려가는 모습입니다.
[안규백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플랜B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 사태를 키운 셈입니다. KF-21과 관련된 정부의 계약 행태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런데도 인도네시아 연구진은 개발 과정에 계속 참여하고 있어 이미 관련 기술이 유출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2월엔, KF-21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연구원이 USB로 기술을 빼내려다가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박병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