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이틀 전, 내란의 배후 기획자로 지목되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대령 2명을 만났습니다.
전현직 정보사령부의 핵심들이 한자리에 모인 건데, 이들은 왜 만나, 무엇을 논의했던 걸까요.
양소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틀 전인 12월 1일 경기도 안산 상록수역 근처 롯데리아.
노상원 예비역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 정보사 소속 정 모, 김 모 대령, 이렇게 4명이 점심 무렵 모였습니다.
당일 오전 문상호 사령관의 호출을 받은 정 대령이 김 대령과 먼저 도착했고 마지막으로 예비역 정보사령관인 노상원 씨가 나타났다는 게 정 대령의 진술입니다.
그들은 햄버거부터 먹고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햄버거를 먹고 난 노상원 씨는 ′중요한 임무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이어 ′중앙선관위 전산 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너희들이 전산실에 가면 된다고 했다는 겁니다.
정 대령이 IT 전문가가 없다고 하자 그냥 선관위에 가면 된다고도 했습니다.
정 대령은 문 사령관이 이날 처음 계엄 이야기를 꺼낸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 사령관이 주차장에서 ‘계엄이 만약 선포되면 당연히 장관님으로부터 명령이 내려올 것’이라며 ′따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앞서 노상원 씨와 문 사령관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민간인 신분이었던 노상원 씨는 지난 11월, 정 대령에게 전화를 걸어 부정선거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보냈다고 합니다.
[김병주/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MBC ′뉴스외전′)]
″이미 ′또 이 선거가 잘못됐다′ 이런 것들을 가스라이팅 한 것 같고요. 그러면서 이렇게 진행된 걸로 봐서는 ′미리 좀 치밀하게 사전 모의가 있었다′라고 보여지고, ′그 핵심에 노상원 전 사령관이 있다′라고 보여집니다.″
정 대령에게 전역이 몇 년 남았느냐고 묻고 많이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고 합니다.
얼마 뒤, 이번에는 문 사령관이 정 대령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는 ‘공작 잘하는 15명 정도를 선발해 보고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이에 정 대령은 ′대북 공작을 정말 잘하는 인원′, 어학 능력을 갖춘 최정예 인력 15명을 뽑아 이들의 명단을 서류 봉투에 넣어 11월 22일, 문 사령관에게 제출했습니다.
경찰 특별수사단은 이들이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하는 CCTV 영상을 확보하고, 노상원 씨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