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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윤재
보도연맹 희생자를 '악질 부역자'로‥또 무혐의
입력 | 2024-10-11 06:46 수정 | 2024-10-1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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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국전쟁 당시 국가폭력으로 희생당한 보도연맹 피해자를 진실화해위원회 공식 문서에 ′악질 부역자′, ′노동당원′으로 처형됐다고 적어, 유가족들이 김광동 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는데요.
경찰에 이어 검찰도 무혐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변윤재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1월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군경이 억울하게 민간인을 좌익으로 몰아 살해한 이른바 ′충남지역 보도연맹′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습니다.
[백남식/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유족(지난 2월)]
″저희 아버님(고 백락용) 1950년 6월 27일 우리 식구들 12명하고 식사를 하시다가… 사법경찰관 두 명한테 끌려가 행불(행방불명)이 됐습니다.″
그런데 유족들이 받아든 결정서 내용이 이상했습니다.
백락용, 백락정 두 희생자에 대해, 노동당원′, ′악질부역자′로 활동하다가 ′처형′됐다고 써놓은 겁니다.
1968년 경찰이 작성했던 신원조사서를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피해자들이 1950년 군경에 의해 살해되고 18년 뒤 경찰이 근거도 없이 작성한 걸 가져다 썼다며 유족들은 반발했습니다.
[백남식/보도연맹 사건 희생자 유족(지난 2월)]
″이거(결정서) 영구 보존되는 겁니다. 자손 대대로 물려가는 겁니다… 더군다나 국가기록물에 처형이라는 단어를 쓸 수가 있겠습니까?
유족들은 김 위원장을 앞서 지난 2월, 사자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5개월 만인 지난 7월, 검찰에 사건을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경찰 신원조사서를 허위로 볼 수 없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입니다.
유족이 반발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검찰로 사건이 넘어갔지만, 검찰 역시 지난달 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김광동 위원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여기에 김 위원장은 최근에는 희생자들이 실제 부역을 하다 군법회의를 거쳐 사형 당한 정황도 있다며, 백락정 씨에 대해서는 진실 규명이 아니라 각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결국 작년 진실규명 결정은 없던 일로 하고 재조사 하기로 뒤집힌 가운데, 유족들은 추가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변윤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