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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가족 책임져야 하는 어린이들‥지원 '사각지대'
입력 | 2024-10-11 07:41 수정 | 2024-10-1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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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아픈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지원 대상이 만 13살부터라 더 어린 아이들은 지원받지 못하는 건데요.
지원 대상 규모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하나, 둘, 셋, 으쌰.″
초등학교 4학년인 승철이가 외할머니를 일으켜 세웁니다.
반지하방이라 화장실에 가려면 턱이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할머니와 7년째 단둘이 사는 탓에 학교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옵니다.
[승철(가명) 군 할머니(음성변조)]
″화장실 가고 하면 이제 아기가 다 올려주고 내려주고, 누울 때는 내가 그냥 혼자 못 누우니까 쟤가 다 잡아주고. 그러니까 쟤가 학교 가면 내가 눕지를 못해.″
청소와 쓰레기 처리 같은 집안일은 어느새 익숙해졌지만, 문제는 생활고.
할머니가 미싱 일로 벌던 하루 2만 원 수입도 끊긴 겁니다.
다행히 승철이를 지켜봐 온 구청 직원이 민간 복지재단에 도움을 요청했고, 서울시의 돌봄지원금을 받아 밀린 월세 등을 겨우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돌봄′에 내몰린 어린이들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긴 어렵습니다.
[승철 군(가명·음성변조)]
″예전에 뭐 보험 들러 갔는데 뭐 어디 여기로 가라, 저기로 가라… 근데 여기가 아니고 저기로 또 계단 올라가라, 또 내려가라고…″
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서울시에서 지원을 받은 13살 미만 어린이는 2명뿐이었습니다.
그나마 서울은 9살 이상부터 대상이지만, 충북과 전북 등 5개 시도는 13살이 넘어야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민간 복지재단의 조사 결과, 가족을 돌보는 미성년자 중 23%가 초등학생으로 파악됐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를 모르고 있습니다.
[서미화/국회 보건복지위원]
″정책을 뒷받침해주는 법률이 없다 보니까 국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가족돌봄 아동·청년들을 발굴해서 지원하려고 하지 않는 거에요.″
정부는 지난해 이미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같은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