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기주

증거 차고 넘친다더니, 이제 와서 "음모론 제기 아냐"‥부정선거는 없다

입력 | 2025-01-21 20:07   수정 | 2025-01-2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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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헌법재판소에 직접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은 선거관리위원회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려던 거″라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다만, ″부정선거 음모론을 내놓는 건 아니″라며 한발 물러서기도 했는데요.

그럼 부정선거까진 아니어도, 선거관리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이 주장은 사실일까요?

이미 선관위가 하나하나 반박한 내용들인데, 윤 대통령은 여전히 억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헌법재판소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 중 하나를 설명했습니다.

선거시스템의 점검이 필요했다는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
″2023년 10월 국정원의 선관위 전산 장비에 아주 극히 일부를 점검한 결과 문제가 많이 있었기 때문에…″

비상계엄 담화 당시 주장을 반복한 건데, 다만 부정선거 음모론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무슨 선거가 전부 부정이어서 믿을 수 없다 하는 그런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5일 체포된 직후 공개한 손 편지에서 ″부정선거의 증거가 너무나 많다″, ″선관위의 엉터리 시스템도 다 드러났다″며 노골적인 음모론을 쏟아낸 데 비하면 한발 물러난 셈입니다.

근거를 제시 못 하면, 탄핵 심판에 불리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한발 물러나 선거시스템에 문제가 많다고 한 주장은 사실일까?

손 편지에서 윤 대통령은 ″선거 소송의 투표함 검표에서 엄청난 가짜 투표지가 발견됐고, 선관위의 전산시스템이 해킹과 조작에 무방비″라고 주장했습니다.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가짜 투표용지는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선관위는 또, 윤 대통령이 문제 삼고 있는 2023년 국가정보원의 보안 점검에 대해 ″전산시스템에 아예 침투하지 못한 국정원이 이러면 점검을 못 한다고 협조를 요청해, 일부러 차단을 풀어주고 점검했다″고 수차례 설명해 왔습니다.

작년 국정원이 참여한 보안컨설팅에서도 북한 해킹 흔적은 전혀 나오지 않았습니다.

[노태악/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지난해 12월 13일)]
″서버 자체에 대해서는 인터넷 자체가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원격적으로도 힘들고,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는 투개표 장비들을 뜯어가며 공개 시연까지 벌인 바 있습니다.

앞서 대법원은 민경욱 전 의원이 주장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누가 부정선거를 벌였는지조차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1대 총선이 부정선거라며 제기된 소송 126건은 모두 종결됐고, 22대 총선 34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을 두고도 11건의 소송이 제기됐지만, 부정선거가 인정된 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김신영 / 영상편집: 박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