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백승우

아이들 불러다 극단 발언·극우 교육‥'관리 사각지대' 기독 교육기관

입력 | 2025-08-14 20:22   수정 | 2025-08-1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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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최근 극우 성향 교회들이 미인가 교육시설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에게 극단적인 가치관을 주입시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시설들이 교육법상 학교가 아니다 보니, 관리는 물론, 실상 파악도 제대로 안 되는 사각지대에 있단 건데요.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부산의 한 교회가 지난 3월 문을 연 미인가 교육기관.

188명의 초중등학생이 입학했는데 바로 사상교육이 시작됩니다.

[손현보/세계로교회 목사]
″이승만 대통령은 우리 한국의 위인들이 했던 모든 일을 다 모아도 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일을 했다고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지난달 운영한 여름캠프에서는 극단적인 발언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초등학생(음성변조) - 김요환 목사/지난달 30일]
“<원수를 사랑하라 했는데 김정은이나 이재명 같은 사람도 사랑해야 되나요?> 마귀에게 조종당하고 있는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이 뭐냐 마귀를 내쫓아주는 겁니다.″

이 기관은 지난해 교육청에 대안학교 인가 신청을 냈지만 정치적 편향성과 대안학교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 반려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교육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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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성향의 교회가 운영하는 교육기관은 또 있습니다.

지난 1월 열린 탄핵 반대 집회.

한 10대 학생이 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주장합니다.

[집회 참가 10대 학생(음성변조)]
″공산국가 되지 않도록 지키기 위해서 계엄을 선포한 것입니다.″

자신을 한 교회가 운영하는 기관의 학생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집회 참가 10대 학생(음성 변조)]
″올바른 국가관 그리고 전문성을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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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관을 찾아가봤습니다.

교회 곳곳에 무단출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이 붙어있고,

″계세요?″

학생들은 외부인을 경계했습니다.

[초등학생(음성변조)]
″여기 엄청 좋은 데니까 건들지 마시고…″

교회 주보에는 학생을 상시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애국집회 참여 독려글, 공산사회 주사파 거부 문구도 꾸준히 등장합니다.

최근에는 부정선거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도 단체 관람했습니다.

[10대 학생(음성변조)]
″선거를 마음대로 조작해서 부정선거를 이룬다는 것이 매우 화가 났고‥″

하지만 교육당국의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월 한 시민단체가 이 기관을 초중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지만 석 달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기관이 직접 학교라고 주장하지 않았고, 수업료를 받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해당 기관 관계자(음성변조)]
″교육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고요. 캠프 생활을 하고 있는 거고‥″

′교육법상′ 학교가 아니다 보니 교육청도 손 쓸 도리가 없다고 합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음성변조)]
″등록 안 하는 그런 소위 말하는 그런 완전 난립하는 시설들을 관리할 법률은 없는 거죠. 조례도 없고 법률도 없고.″

완벽한 관리의 사각지대 속에서 이 같은 기관들은 어디에 몇 곳인지, 정확히 어떤 내용을 가르치는지 파악도 되지 않은 채 오늘도 어린 학생들에 대한 극단적인 사상 교육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전효석 / 영상편집 : 문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