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공윤선

[단독] 유도 유망주 학교훈련서 사지마비‥안전 손 놓은 교육당국

입력 | 2025-10-10 20:08   수정 | 2025-10-10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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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도 국가대표 선수를 꿈꾸던 고교생 유망주가 학교 훈련 중에 사지마비가 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손꼽히는 유도 명문인 이 학교에서 이런 위험한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는데, 학교의 침묵 속에 학생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 교육당국은 사고가 일어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공윤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밀어 밀어.″

재활 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 어깨를 들어 올리는 고1 황경준 학생.

8개월째 재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황 군은 혼자서는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사지 마비′ 상태입니다.

하지만 불과 9개월 전엔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던 유망주였습니다.

2년 전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도 명문인 보성고등학교에 입학해 꿈을 키워가던 지난 1월, 학교 동계 합숙 훈련 중 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겁니다.

다른 체급인 동기생과 대련을 하던 중이었는데 당시 감독은 아예 자리에 없었고, 20대 코치 2명뿐이었습니다.

[황경준(가명)/고등학교 1학년]
″선생님 2명이 점점 더 부추기면서 ′더 해봐, 더 다른 기술도 해봐야지′ 이렇게 해서…″

그런데, 2008년에도 이 학교 유도부에서 동일한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함께 유도부를 운영 중인 보성중학교의 학생이 대련 중 목이 부러져 전신마비가 된 겁니다.

대법원은 지난 2018년 이 사고와 관련해 학교법인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며, ″학교 측은 학생들의 생명과 안전을 배려해야 하고 특히 운동부의 경우, 교사가 위험한 상황에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습니다.

감독조차 없는 상황에서 훈련을 진행시킨 학교는 교육청에 사고 사실조차 보고하지 않았고, 교육청은 학교 탓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제공: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실)]
″학교에서 보고를 해야 되는데 그 보고를 하지 않으면 교육청에서 이제 확인할 수는 없잖아요.″

1년에 1회 이상, 교육부의 운동부 방문 점검 지침도 있으나 마나입니다.

올해 8월 해당 학교 방문점검 보고서를 입수해 살펴보니, 사고 사실은 빠져있고 ′규정 준수′라는 의견뿐입니다.

[김태경/황경준 학생 엄마]
″무책임한 거죠, 그냥. 다 방치해 놓고… 교육청에서고 어디고 저희들한테 연락이 한 번이라도 왔었겠죠. ′아 이렇게 사고가 나셨습니까′… 근데 전혀…″

[정을호/더불어민주당 의원]
″교육 당국이 안전불감증으로 손 놓고 있는 사이 심각한 사고를 당하고도 방치된 학생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보고 체계를 포함한 학교 운동부 운영 점검 체계를 전면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공윤선입니다.

영상취재: 구본원, 나경운 / 영상편집: 문명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