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전효정

합기도 훈련 중 하반신 마비된 9살 딸‥"통증 호소했는데"

입력 | 2025-11-13 20:21   수정 | 2025-11-13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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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합기도장에서 수업을 받던 9살 어린이가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근력이 필요한 고난도 동작을 아이가 반복하다가 쓰러졌을 때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관장이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다는데요.

전효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북 괴산군의 한 합기도장.

검은색 도복을 입은 9살 김 모 양이 브릿지 자세를 하고 있고 50대 관장이 다가가 한 손으로 등을 밀어 올리자 중심을 못 잡고 쓰러집니다.

잠시 후 김 양은 같은 자세에서 공중회전을 시도하지만 착지 과정에서 왼쪽 다리가 꺾여 10초 이상 움직이질 못합니다.

[김양 사촌 언니]
″′선생님 저 허리가 아파요′ 이랬는데 그냥 스트레칭(몸풀기)까지 시킨 거예요. 운동을 오래 해서 땀이 많이 나서 탈진이 났는가 보다 하고‥″

김 양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통증을 호소했지만 관장은 아무런 응급 처치를 하지 않고 집으로 데려다줬습니다.

다음날 김 양은 통증이 계속되자 서울의 큰 병원으로 옮겨졌고 허리 신경 손상에 의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습니다.

[김민경/김양 엄마]
″애가 소변보는 거나 대변보는 거를 혼자 스스로 할 수가 없어서 그것조차도 힘들고 침대에서 몸을 이동하려고 해도 이동할 수 없는 상태고요….″

병원 생활을 한 지 벌써 6개월째.

의료진들은 김 양같이 어린이는 작은 충격에도 척수가 손상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방희제/충북대학교 재활의학과 교수]
″(아이들은) 작은 충격에도 척추체 사이에 인대들이 아직 미성숙한 단계니까 유연하다 보니까 탈골이 일어나면서 뒤에 척수를 쉽게 잘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김 양 부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사고가 난 이 체육관은, 사고 이후 약 석 달 뒤인 지난 8월 말부터 운영을 멈춘 상태입니다.

체육관 CCTV와 사고 경위 등을 파악한 경찰은 관장을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MBC는 합기도 관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MBC뉴스 전효정입니다.

영상취재: 신석호(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