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뉴스데스크
엠빅뉴스
14F
정치
사회
국제
경제
문화
스포츠
뉴스데스크
문다영
"수능을 보지 않은 열아홉의 내일도 응원합니다" [기자의 눈]
입력 | 2025-11-13 20:24 수정 | 2025-11-13 21:51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오늘 수험생들과 비슷한 나이의 또래 중에는, 수능이 아니라 다른 길을 선택한 이들도 있습니다.
온통 수험생만 응원하는 듯한 오늘, 이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요.
문다영 기자의 눈을 통해 바라본 이들의 오늘을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이맘때가 되면 거리 곳곳에 ′수능 대박′, ′수험생 응원′ 현수막이 걸립니다.
지각한 수험생을 경찰이 실어 나르고, 주식 시장은 1시간 늦게 문을 열고, 수능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는 비행기가 뜨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이 온통 수능 수험생을 응원하는 날입니다.
수능이 끝나면 기업들이 나섭니다.
통신사, 미용실, 영화관, 빵집이 각종 할인 행사를 펼칩니다.
올해 22살 정예진 씨도 수능이구나 실감합니다.
출근길 버스에 수능 고사장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정예진]
″<학교 이름 붙힌 거 보셨어요?> 네 봤어요. 다들 진짜 그런 거 보니까 수능이구나 좀 실감이 나더라고요.″
정 씨는 수능을 보지 않았습니다.
[정예진]
″경제적인 안정을 보고 그거 하나만 보고 결국 포기했었어요.″
특성화고를 졸업하자마자 간호조무사 학원을 다녔고, 병원에 취직했습니다.
열심히 저축도 했습니다.
[정예진]
″행복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정예진]
″′대학을 왜 안 갔냐, 안 갔냐′ 그래요. 근데 처음에 그게 많이 부담스러웠죠. 막 내가 뭔가 잘못한 것 같고…″
올해 열아홉 살은 총 48만 7천여 명.
이 가운데 적어도 9만 4천여 명은 수능을 보지 않은 것으로 추산됩니다.
다섯 명 중에 한 명은 수능 수험생이 아닌 겁니다.
3학년 2학기 학창 시절의 마지막을 산업 현장에서 보내는 특성화고 학생들도 많습니다.
[이란희/영화 <3학년 2학기> 감독]
″교복 입고 다니는 학생들 보면 쟤네 대학 입시 하느라고 엄청 힘들겠구나 맨날 이런 생각하잖아요. 근데 사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이미 일을 하고 있거나 아니면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하는 경우도 되게 많거든요.″
올해는 다른 현수막도 종종 보입니다.
수능을 본 청년도, 다른 길을 택한 청년도 각자의 빛으로 반짝거리는 내일을 응원했고, 다른 길 같은 열정, 모든 청년의 도전을 응원했습니다.
하지만 많지는 않습니다.
[윤정현/노동당 강북도봉위원장]
″대학이라는 게 너무 디폴트 기본값이 돼 버린 것 같고요. 근데 실제로 저도 이제 지나오고 보니 그렇지 않은 삶들도 충분히 다 아름답고 의미 있는 삶이었거든요.″
이제 수능이 끝났습니다.
대학 진학을 앞둔 열아홉.
첫 알바, 첫 직장을 찾아 첫발을 내딛는 열아홉.
아직도 방황하고 고민하는 열아홉, 새로운 출발선에 설 모든 열아홉의 꿈을 응원합니다.
기자의 눈 문다영입니다.
영상취재: 김준형, 최대환 / 영상편집: 류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