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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민
"상담사 뒤로 숨은 쿠팡"‥버티는 김범석
입력 | 2025-12-25 20:00 수정 | 2025-12-2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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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이, 사과는 물론 경위 설명조차 하지 않는 가운데, 실망과 분노로 쿠팡을 떠나는 탈팡 고객들이 늘면서, 부담이 일선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는데요.
고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쿠팡 고객센터 상담사들에게도 불똥이 튀었습니다.
전화가 폭주한 겁니다.
[쿠팡 고객센터 상담사 A (음성변조)]
″많아 봐야 30명 정도 이렇게 대기를 하도록 저희가 관리를 하는데, 개인정보 사고 유출 터지고 나서는 3백, 6백 명…″
문의와 항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상담사들의 대답은 제한돼 있다고 합니다.
쿠팡이 내려보낸 ′응대 가이드′를 따라야 하기 때문입니다.
[쿠팡 고객센터 상담사 B (음성변조)]
″(고객들이) 제 이름을 물어봐요, 소속이랑. 그러면서 ′내가 딱 기억해뒀으니까 금전적으로 문제가 생기면 네가 책임져라′ 이러는 거예요. 모든 사람들이 제 탓을 하는 그런 정신적 스트레스에 너무 시달려서…″
보상 문제를 먼저 언급하는 건 금지돼 있습니다.
고객이 물어봐도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해야 합니다.
[쿠팡 고객센터 상담사 A (음성변조)]
″고객님의 불만을, 그 답답한 심정을 상담사가 그냥 다 받아내고 있는 상황인 거죠. 쿠팡은 계속 뒤로 숨기만 하고…″
365일 24시간 고객 센터 운영을 위해 평소에도 매달 휴일 근무 6번은 기본입니다.
응대를 마치면 1분 안에 다음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개인 휴식시간이 깎인다고 합니다.
[쿠팡 고객센터 상담사 A (음성변조)]
″벼랑 끝으로 내몰리면서 지금 퇴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고객님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전화가 밀리면서 더더욱 심해지고 있어요.″
크리스마스와 연말 대목인데도 쿠팡 물류센터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일감이 체감상 30%가량 줄었다고 합니다.
일부 센터에서는 지난주부터 초과 수당이 지급되는 ′특근′을 없앴고, ′자발적 무급 휴가′를 신청하라고 공지했습니다.
[이종현/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일당이 9만 원에서 10만 원인데 그게 너무 좀 크다. 주휴 수당하고 만근 수당만 나오거든요. 근데 이제 그것만 가지고 이제 안 되니까…″
쿠팡이 정보 유출 사실을 알린 지 약 한 달.
일선 노동자들이 짊어져야 하는 고통은 커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물량 감소 여부에 대해서는 ″답할 수 없다″고 했고, 고객센터 운영에 대해서는 ″협력업체 근무 운영에 관여할 수 없다″면서 ″1분 안에 다음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쿠팡 측 가이드는 없다″고 했습니다.
MBC뉴스 고재민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석 / 영상편집 : 박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