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단독] 김병기, '의료 공백' 와중에 "지역구 병원서 특혜 진료"

입력 | 2025-12-25 20:19   수정 | 2025-12-2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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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호텔 무료 숙박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관련 의혹이 또 제기됐습니다.

보좌진들이 김 원내대표의 지시로 지역구에 있는 종합병원에 부인과 아들 예약을 대신해 주고, 특혜성 진료도 이루어졌다는 내용인데요.

김상훈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보라매병원.

지난 2023년 4월, 김병기 의원실 소속 비서관과 보라매병원 부원장 사이 메시지가 오갑니다.

비서관이 ″사흘 뒤 의원님 사모님께서 안과 교수님에게 진료를 받을 예정″이라며, ″의원님께서 신경을 많이 쓰고 계셔서 잘 부탁드린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부원장은 ″안과 교수님에게 다시 한번 부탁드려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답합니다.

실제로 사흘 뒤 김 의원의 부인 이 모 씨는 의원실 보좌진을 대동해 백내장 진료를 받았습니다.

한 달 뒤에는 보좌진이 김 의원 부인의 처방전까지 첨부하면서, ″의원님께서 추이를 지켜보고자 하신다″고 진료행정실장에게 또다시 진료를 부탁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오전 11시 40분쯤, 비서관이 병원 행정실장에게 김병기 의원 아들의 주민등록번호를 보냅니다.

그러면서 ″현재 인근 병원에서 MRI 검사를 대기 중″인데, ″최대한 빨리 보라매에서 진료 받아보셨으면 하신다″고 전하자, 행정실장은 당일 오후 1시 30분으로 곧바로 진료 예약을 잡아주며, 자신이 ″직접 안내하겠다″고 답합니다.

[김병기 의원실 전 보좌진 (음성변조)]
″(김병기 의원이) 그날 당일 바로 받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들이) 반차를 쓰고 나왔기 때문에 빨리 진료 보고 가야 된다′ 이러면서 저한테 소리 소리를 지르고…″

작년 11월은 의정 갈등으로 의사들이 대거 파업하면서 병원 진료 받기가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정상적인 예약절차 없이 특혜 진료를 받은 셈인데, 취재진이 직접 해당 병원에 물어보니, 당일 MRI 진료 등은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보라매병원 예약 콜센터 (음성변조)]
″예, 저희 MRI가 다 예약제 검사이시기 때문에요. 진료 보시는 것도 일정이 조금 밀려 있는 편이시긴 하세요. 바로 진료가 되거나 이렇지는 않습니다.″

가족들이 진료를 받던 시기, 김 원내대표는 병원 행사를 찾아 축사를 했고,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023년 7월)]
″저 또한 보라매병원의 현안에 대해 귀담아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작년 총선에서는 11쪽짜리 선거 공보물의 한쪽 전면에 병원 2배 확충을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최용문 변호사/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부패방지법상의 부패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높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에 신고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지역구 관내 병원이기에 해당 병원과 친분이 있는 보좌진에게 예약을 부탁했을 것으로 기억한다″며 ″아들은 다른 사람들처럼 접수 후 대기실에서 같이 대기하고, 호명되는 순서를 따랐으며, 영상촬영만 보라매병원에서 했고, 치료는 다른 병원에서 받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보라매병원 측은 특혜 제공 의혹에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 고현준, 조은수 / 영상편집 : 박천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