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신재웅

태국-캄보디아 끝나지 않는 분쟁‥왜 싸우나?

입력 | 2025-12-27 20:23   수정 | 2025-12-27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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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6개월째 유혈 충돌을 벌여온 태국과 캄보디아가 오늘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최근 3주 사이에만 100명이 넘게 숨졌고, 휴전을 하긴 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데요.

두 나라가 왜 이렇게까지 싸우는지 신재웅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태국 국경 인근의 한 캄보디아 민간인 마을.

태국군 탱크가 마을을 돌며 무차별적으로 기관총을 쏴댑니다.

마치 게임을 즐기듯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국경 인근 태국 마을도 처참하긴 마찬가집니다.

집은 다 무너져 내렸고, 주민들은 모두 마을을 떠났습니다.

[현지 주민]
″어젯밤에도 계속 총성이 들렸고, 간헐적으로 교전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10월 휴전에 합의하며 진정되는 듯했던 무력 충돌은, 한 달도 채 안 돼 매설된 지뢰에 태국군이 다치면서 더 본격화됐습니다.

[아누틴 찬위라꾼/태국 총리 (지난 8일)]
″어떤 상황에서든 전면적인 군사 작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말리 소체아타/캄보디아 국방부 대변인 (지난 9일)]
″캄보디아는 태국이 폭력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최근 3주간 민간인 피해를 포함해 최소 101명이 숨졌고, 50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습니다.

세계적 관광지 ′앙코르 와트′ 사원 인근 마을이 폭격을 맞기도 했습니다.

갈등의 발단은 두 나라의 국경선입니다.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통치할 당시 태국과 합의했던 국경선 가운데 일부 경계가 모호한 지역에서 100년 넘게 영유권 분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격화된 무력 충돌은 내부 정치 상황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캄보디아는 최근 대규모 온라인 범죄 조직 문제로 국제적 고립은 물론 경제적 타격까지 받고 있습니다.

아버지 훈 센 전 총리에게 권력을 이양받은 지 2년밖에 안 된 훈 마넷 총리는 국민의 눈을 태국과의 분쟁으로 돌리는 것이 권력의 입지를 다지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태국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취임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새 총리는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고꾸라졌습니다.

총선을 불과 2개월 앞둔 상황에서 내부 결속을 위해 숙적 캄보디아에 더 강경한 모습을 보여야 했을 수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인명 피해 속에 다시 휴전에 합의하긴 했지만, 어느 쪽도 물러설 수 없는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두 나라 갈등을 끝낼 근본적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MBC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편집: 권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