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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영
'손잡고' 내려오려고‥전용기 계단 바꾸려 했나
입력 | 2025-01-10 06:28 수정 | 2025-01-10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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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공항 활주로에서 비행기에 오르내릴 때 이용하는 이동식 계단을 스텝카라고 하는데요.
◀ 앵커 ▶
국방부가 산 지 몇 년 안 된 멀쩡한 대통령 전용기 스텝카가 있는데도 3억 원 가까운 돈을 들여 하나 더 사기로 했습니다.
이덕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대통령 전용기 문밖으로 나와 인사한 뒤 손을 잡고 스텝카, 이동식 계단을 내려옵니다.
줄곧 시선을 아래쪽에 고정하고 있던 윤 대통령은 불안한 듯 난간 손잡이를 잡기도 합니다.
6미터 높이의 계단에서 내려올 때 불안하면 두 사람이 각자 양쪽 손잡이를 잡으면 되지만, 그러면 두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은 채로 언론에 노출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2월, 행정안전부가 갑자기 공군에 스텝카 개조를 요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직접 지시에 따른 요구였습니다.
행안부는 처음엔 보조 난간을 설치해달라고 공군에 요청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한 달 후, 이번엔 양쪽 손잡이 사이의 간격을 좁혀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렇게 폭이 줄어들면 두 사람이 나란히 양쪽 난간을 잡고 내려올 수 있습니다.
공군은 손잡이 간격을 줄이면 안전성을 검증할 수 없고 국제항공운송협회의 규정에도 어긋난다며 또다시 거부했습니다.
이런 요청은 역대 정권에선 그동안 없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시간이 주로 새벽이나 야간인데 눈·비가 내리는 경우가 있다 보니 안전 위험이 제기돼 손잡이 너비를 줄이도록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텝카 개조는 계속 규정에 걸려 결국 실패했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5월, 국방부는 갑자기 스텝카를 하나 더 들여오기로 결정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기존의 스텝카와 동일한 난간 폭을 가진 제품이었습니다.
스텝카의 사용연한은 14년.
지난 2017년 도입돼 사용 연한이 반밖에 지나지 않은 스텝카가 있는데 같은 것 하나를 더 산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경호처는 지난 2001년 도입돼 방치되다시피 했던 지붕 있는 스텝카를 바꾸려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국방부는 여기에 드는 돈 2억 8천만 원을 올해 장비획득예산으로 편성할 계획이었습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권력의 사유화와 사치성 예산 농단의 단적인 사례입니다. 저열한 공적 인식이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3억 가까운 돈을 들여 비슷한 스텝카를 하나 더 산다는 이상한 계획은 윤석열 대통령이 12·3 내란을 일으키면서 일단 중단됐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