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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치열한 택배 전쟁‥기계 아닌데 '주7일' 근무
입력 | 2025-05-07 07:30 수정 | 2025-05-0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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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새벽이건 밤이건, 연휴에도 편하게 받아 볼 수 있었던 택배.
그 뒤엔 휴일 없이 ′주7일 배송′에 시달리는, 택배노동자들의 땀과 고충이 있는데요.
고객만 편하면 이대로 괜찮은 건지, 송서영 기자가 택배노동자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연휴 마지막 날이지만 30대 택배 기사 박 모 씨의 하루는 여느 평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새벽 6시 반쯤 집을 나선 뒤 물류센터에서 짐을 싣고 나면 8시 반, 한 곳 한 곳 물건을 놔두고 오면 오전이 훌쩍 지나갑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 주택까지, 취재진이 따라가기도 버겁습니다.
박 씨의 물량은 평소의 10분의 1 수준인 20여 개뿐.
하지만 4명이 담당하던 구역을 오롯이 혼자 감당해야 합니다.
[박 모 씨/한진택배 배송기사]
″원래는 이렇게 4분의 1 해서 각자 기사들마다 들어가는데… 물량은 없고, 이동 거리는 길고…″
휴일 오전을 꼬박 일해 손에 쥔 돈이 1만 6천 원 정도입니다.
[박 모 씨/한진택배 배송기사]
″<보통 한 얼마 정도가 그 수입으로 나오는 거예요?> 1만 6천 원요. 기름값은 그렇죠 한 2만 원 넘겠죠.″
박 씨가 속한 한진택배는 지난달 27일부터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에 대응하기 위해 택배 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휴일을 없애겠다고 뛰어들었지만, 일주일에 하루 쉬던 택배노동자들은 졸지에 휴식도 없이 과로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택배노조 조사결과 한진 택배기사 196명 중 77퍼센트는 ′주7일 배송′이 협의 없이 ′강제로′ 실시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당한 구역 조정이나 금전적 불이익, 계약 해지 등의 압력을 받았다는 노동자도 60퍼센트나 됐습니다.
[김광석/택배노조 위원장(지난달 17일)]
″쿠팡발 배송 속도 경쟁이라는 현실 속에서 노동조합은 주7일 배송 자체를 무조건적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배송 속도 경쟁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택배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 보장입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택배 물량은 59억 6천만 건, 한 사람당 연간 115건이 넘습니다.
택배노조는 인력 충원과 과로 방지 대책, 휴일 배송 수수료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진 측은 ″정기 교섭에서 논의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송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