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준겸

텅 빈 헌혈 침대‥얼어붙은 사랑의 온도탑

입력 | 2025-12-29 07:05   수정 | 2025-12-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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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매서운 연말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마음도 얼어붙고 있습니다.

헌혈 참여가 적어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기부가 줄어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도 주춤하고 있는데요.

김준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헌혈의 집 침대가 ′텅′ 비어 있습니다.

점심시간까지 방문한 헌혈자는 단 7명, 1시간에 2명꼴입니다.

연말이면, 겨울방학과 군부대 혹한기 훈련 등 헌혈 악재가 겹쳐 혈액 부족 현상이 발생합니다.

생명 나눔에 무관심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학생]
″피 뽑는 게 무서운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서‥ 굳이 해야 하나 하는 학생들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연말 혈액 공급 대란까지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26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현황은 3.8일로 B형을 제외한 모든 혈액형이 혈액 수급 위기 관심이나 주의 단계에 들어선 상황입니다.

[고민섭/대한적십자사 강원도혈액원 홍보 담당]
″수혈을 받으셔야 되는 분들은 점점 늘어나는 데 비해서 헌혈자분들은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여러분의 헌혈 참여가 인공적으로 대체할 수 없는 혈액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걸‥″

취약계층을 위해 연말마다 운영되는 사랑의 온도탑도 수은주가 얼어붙었습니다.

″강원지역 ′희망2026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 모금 온도가 36.7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도나 낮은 상황입니다.″

모금액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억 9천만 원이나 떨어진 상태.

2년 연속 100도를 달성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습니다.

강원도의 경우 대기업과 고액 기부자가 적어 기부자 한 명 한 명이 소중합니다.

[노진석/강원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팀장]
″커피 한 잔 값 아끼고, 간식 같은 걸 줄여서 기부하는 부분들이 모여서 100도 달성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거든요. 소액이라 하더라도 기부를 좀 많이 해주시면‥″

고물가 여파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더 힘겨워지는 만큼, 이들을 위한 따뜻한 손길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준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