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성일

[뉴스 속 경제] 금융 불안에 'TACO'?‥그린란드 사태 지속 이유는

입력 | 2026-01-26 07:41   수정 | 2026-01-26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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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추진으로 불거졌던 유럽과 미국의 갈등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불러왔던 이번 사태, 이성일 경제 전문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유럽의 반발이 생각보다 거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발 물러섰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겁니까?

◀ 기자 ▶

지난 21일, 관심을 집중했던 다보스 포럼에 나타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력 사용을 하지 않고 유럽과 협상하겠다고 말하면서, 사태가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지난 4일 ″그린란드가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이번 사태의 불을 당긴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반발한 유럽 8개 국가에게 관세 25%를 부과하겠다는 엄포를 놓으며 긴장을 한층 고조시켰습니다.

그린란드 주민들의 반대 집회, 930억 유로 어치 미국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유럽 연합이 검토한 이후 금융 시장에서는 미국 채권과 주식 매도 사태로 번졌습니다.

이때 나온 무력사용 철회 발언까지, 미국 대통령 느닷없는 발언에서 시작된 그린란드 위기는 대서양 양편 동맹국 불신을 노출시킨 채, 17일 동안 지속됐습니다.

◀ 앵커 ▶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한 게 아니라 미국의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니까 잠깐 발을 뺐다 이렇게 분석을 해도 됩니까?

◀ 기자 ▶

절반은 맞는 말, 타코라는 표현, 들어보셨죠?

트럼프 대통령이 놀랄만한 정책을 내놓았다가, 반발이 거세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꼬리를 내리고 도망간다고 조롱하는 표현.

지난해 4월 상호 관세 발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증시가 이틀 연속 5% 넘게 폭락하자 관세 실행을 90일 유보했을 때 유포됐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채권을 팔겠다는 덴마크 연기금의 단호한 입장 표명, 유럽 국가들의 보복 관세 검토 움직이 금융시장에 강력한 신호를 줬습니다.

미국 주민들의 모기지 금리에 영향 주는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빚을 가진 미국정부가 일보후퇴를 선택한 것으로 평가합니다.

◀ 앵커 ▶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욕심을 낸 이유가 안보 때문이다 희토류 같은 자원 때문이다 이런 분석들이 많은데 정말로 관심을 가졌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 기자 ▶

공개적으로는 내세운 이유는 ′국가안보′였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위협에서 지킬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라는 말로 덴마크와 유럽의 자존심을 제대로 긁었습니다.

이미 북극권에는 이에 접한 영토를 많이 가진 러시아, 그린란드에 레이더 기지둔 미국을 비롯해 군사기지가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미국의 통제에서 벗어난 항로를 확보하려는 중국의 진출을 계기로 새로 열리는 북극항로를 둘러싼 국제 경쟁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보좌진들은 그린란드에 매장된 희토류에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이 있다고 속내를 전하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희토류가 영구동토, 두꺼운 얼음 밑에 매장돼 있어 경제성이 없다고 평가하지만, 비슷한 사정의 알래스카 가스 개발을 해외 자금강제로 끌어들여 투자하려는 트럼프 정부 계획 감안하면, 전혀 다른 셈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 앵커 ▶

안보 때문이건 자원 때문이건 트럼프가 욕심을 낼 만한 이유가 그대로이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 기자 ▶

다보스 포럼 이후 유럽과 미국이 협상에 들어갔는데 미국 요구사항을 보면 포기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은 광물 자원에 관해 무제한 접근권을 요구하고, 골든돔으로 부르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의 전진 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로 덴마크 주권, 그린란드 자치를 인정하지만, 미국이 실질적인 통제력을 갖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습니다.

유럽의 반발이 거세서, 협상이 순조로울지 알 수 없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동맹 관계였던 유럽까지도 적으로 돌릴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만큼 이번 사태는 앞으로 국제정치 지형에도 큰 충격을 남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