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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준
[스트레이트] 법 시행 이틀 만에 채석장 사고
입력 | 2022-03-06 20:32 수정 | 2022-03-06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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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엽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효엽입니다.
◀ 허일후 ▶
안녕하십니까, 허일후입니다.
◀ 김효엽 ▶
오늘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박진준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제 법 시행된 지 한 달하고 1주일이 지났습니다.
◀ 허일후 ▶
노동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할 책임은 사업주에게 있다는 걸 명확히 했고, 사측이 져야 할 책임도 강화한 법이죠?
◀ 박진준 ▶
네, 그렇습니다.
핵심은 사망 사고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 대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처벌 규정입니다.
또 외주 업체에 일을 맡긴 경우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원청이 책임을 지게 했습니다.
우선 상시 근로자가 50인 이상 일하는 사업장에 적용을 시작했습니다.
◀ 김효엽 ▶
이제는 작업 현장이 좀 안전해졌겠지, 많은 분들이 기대를 했는데 참혹한 사고소식은 끊이지를 않고 있습니다.
◀ 박진준 ▶
그래서 저희는 법 시행 후 노동자들의 일터가 정말 안전하게 바뀌고 있는 건지 확인을 해봤습니다.
먼저 중대재해처벌법 1호 사건인 채석장 매몰 사고를 취재했습니다.
1. 채석장 매몰 사고
무너져 쓸려내려온 토사와 돌가루 더미 위에서 119 대원들이 수색견과 함께 분주히 움직입니다.
설 연휴 첫날이었던 1월 29일 오전 10시.
경기도 양주에 있는 삼표산업 채석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이 매몰됐습니다.
채석장에서는 폭약으로 암반을 부순 뒤 파내려가는 방식으로 암석을 캡니다.
암석을 캐면서 나오는 돌가루와 토사는 작업 현장 주변에 쌓아두는 것이 관행이었습니다.
매몰된 노동자들은 이렇게 쌓인 토사 언덕보다 20미터 낮은 곳에서 석재를 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 토사가 무너져내린 겁니다.
[안상진 /경기안산소방서 지휘팀장 / 뉴스데스크(1월 29일)]
″매몰된 토사가 양이 너무 많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시면 축구장이나 야구장 넓이의 그런 지역에 토사가 다 쏟아졌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사고 바로 전날에도 폭약 약1천 8백 킬로그램으로 돌산을 부수는 발파 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이 때문에 지반이 약해졌는데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작업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최명기 교수 /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단 / 29일 데스크]
″결국은 빨리 (화약을) 터뜨려야 이제 더 많은 양을 갖다가 공사를 할 수 있는 거니까. 기존에 균열이 가 있던 부분이 깨지면서 아마 (토사가) 슬라이딩이 됐던 이런 걸로 추정되는 사고에요.″
수십 명의 소방대원이 구조에 투입됐지만, 흙더미를 걷어 내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삼표산업에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된 20대 신입사원과 30년 간 포크레인 기사로 일해온 외주업체 대표 등 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삼표 사고 유가족]
″저도 지금 경황이 없어가지고 다른 건 잘 모르는데 주위에 거기서 일하던 사람들이 위험하다는 얘기를 삼표 측에 얘기도 했었고 그런 정황이 있더라고요. 근데 그걸 묵살하고서는 작업도 그냥 그냥 시키고 진행하고 그랬던 것 같아요.″
중대재해법이 발효된 1월 27일 이후 발생한 법 적용 1호 사건,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즉각 삼표산업에 대한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고용노동부 조사관 (11일 데스크)]
″현장에서 안전 조치를 할 수 있도록 본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냐 이런 부분을 보는 거니까‥″
조사 과정에서 폭발 준비 작업에 반드시 참관해야 할 발파팀장이 현장에 없었고, 안전관리 총괄 책임자인 현장소장 역시 사고 당시 자리를 비우는 등 삼표의 부실한 안전 관리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담당자]
″삼표 자체에서 안전에 대한 그 부분이 중대재해법도 그렇지만 사실상 인식이 전혀 없었던 것 같아요. 투자를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그러니까 그게 본인들이 얼마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을 하느냐이거든요.″
(달라지지 않은 삼표의 안전불감증)
1966년 설립된 삼표는 골재와 레미콘, 시멘트 분야 국내 1위 업체지만, 이번 사고 전에도 산재사망 사고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지난해 3월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직원이 굴삭기에 치여 숨졌고, 3개월 뒤, 경기도의 또 다른 채석장에서는 현장 직원이 대형 암석에 깔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9월에는 서울 성수동 공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공장 내부에서 이동 중인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1년 사이에 삼표 계열사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모두 6명.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은 지난해 4월 ′중대 재해 다발 사업장′으로 지정돼 고용노동부의 특별점검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또 양주 채석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겁니다.
[삼표 직원]
″암반이 있고 옆에 토사가 있는데 사실 (파낸) 토사를 어디다가 처리해서 치워야 되는데 그 비용이 들어가니까 안 치우고 주위 방치하고 넘어가는 거죠. 회사가 법 시행 후, 긴장은 하고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바뀐 거는 없다고 봐야죠.″
사고 직후 삼표는 관계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그룹 차원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렇지만 조사 대상인 삼표산업 대표이사는 압수당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