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한 사회의 정체성이나 문화, 경제 수준을 나타내기도 하죠. 북한의 패션은 어떨까요?
◀ 차미연 앵커 ▶
네. 오늘은 패션으로 북한 사회를 살펴보겠습니다. 함께하실 두 분입니다. 어서 오세요.
◀ 차미연 앵커 ▶
나민희 씨 패션에 관심이 많을 때잖아요. 쇼핑 얼마나 자주 하세요?
◀ 나민희 ▶
한국에 오니까 굉장히 저렴한 옷들도 되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지하상가 같은 데 가서 엄청 많이 샀어요. 옷들을 근데 이제 다 얼마 입어보지 못하고 많이 버리고 해서 아 좀 줄여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 달에 한 세 네 벌 정도 그렇게 사는 편인 것 같아요. 인터넷 쇼핑보다는 그래도 가서 직접 가서 입어보고 그렇게 많이 삽니다.
◀ 김필국 앵커 ▶
북한 방송에서는 왠지 패션 소식이 잘 안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런데 북한 매체에서도 패션 소식이 종종 등장합니다.
◀ 차미연 앵커 ▶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 여성 옷 전시회입니다.
″우리 처한테는 달린 옷이 제일 잘 어울립니다. 각양각색이고 너무 아름다워서 어느 옷을 골라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 전시회에 연령별 직업별 특성과 체형에 맞는 옷들 그리고 화사한 색상의 다양한 의류가 출품됐다고 합니다. 연령별 또 직업별 특성에 맞는 옷들이라는 게 뭔가요?
◀ 전영선 ▶
사회적으로 지도층에 있거나 또는 어떤 일에 종사하는 데 있어서 그 옷 자체가 좀 분위기에 맞는 것 예를 들어서 노동에 종사하는 경우에는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거나 아니면 좀 정갈하지 않은 옷차림이라 하는 것들이 사회적 미풍양속에 해치기도 하고 어른스럽지 않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고 있고요. 화려하거나 옷이 많이 패이거나 아니면 찢어진 옷차림 같은 경우들은 사회적으로 보면 그게 분위기에 맞지 않는다. 라고 규정을 좀 하고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이번 전시회에서는 꽃무늬 디자인과 밝은 색의 달린 옷 그러니까 원피스가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지난해 여성 옷 전시회에 참가했던 경험을 살려서 그래서 이렇게 꽃 천으로 만든 여러 가지 셔츠와 달린 옷(원피스)을 내놓았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또 다른 특집 프로그램에서는 양복점이나 피복 공장을 소개하면서 전화로 옷을 주문하는 모습을 담기도 했습니다.
″전화받았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한 주일 전에 외투 주문했던 손님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우리도 요즘에는 브랜드를 따지기도 하고요. 이미 만들어진 옷을 골라서 사지만 옛날에는 옷을 맞춰서 입기도 했었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피복 공장에서 옷을 맞춰 입고 그런가 봅니다.
◀ 전영선 ▶
네. 우리가 보통 공장이라고 하면 대량으로 생산되는 기성복 체계를 많이 생각할 텐데요. 북한 같은 경우에는 공장에서서 직접 맞춤옷으로 제작하기도 하고 있고요. 굉장히 다양한 형태 기성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있지만 여전히 이 수치를 다 재서 체형에 맞는 옷들을 만들어내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공장이라는 개념하고 피복 공장이라는 개념은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근데 나민희 씨도 공장에서 옷을 맞춰 입기도 하셨는지 궁금해요. 그리고 북한에서는 주로 어디서 옷을 사는지도 궁금합니다.
◀ 나민희 ▶
본인의 몸에 맞게 옷을 맞춰 입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되게 여유가 되는 사람들이고 보통은 다 장마당에 가서 옷을 사서 입었었거든요. 장마당에는 이제 어느 옷이 유행한다면 장마당이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저희 동네에도 그렇고 남한 중고 옷 남한 산 중고 옷을 파는 집들이 있었어요. 어떤 상품이 들어왔다 하면 가서 그냥 바닥에 엄청 많이 널려 있거든요. 오버 핏들이 주로 이제 왔었는데 이해가 안 됐었죠. 북한에 있을 때는 아니 대체 이 사람들은 왜 이런 옷을 다 입는 거야? 왜 이렇게 뚱뚱한 사람들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저도 그런 옷들을 좋아해서 네 그렇습니다.
◀ 전영선 ▶
제가 아는 분도 보면 옷을 직접 맞춘 분이 계신데요. 예전에 남북관계 좋았을 때 평양을 갔었을 때 양각도에 있는 국제 호텔에 가면 지하 양복점이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바로 양복점에서 옷을 맞추고 그러면 나올 때쯤 되면 옷을 이렇게 딱 양복을 만들어서 갖다 줬었는데요. 북한에서 최고 실력자의 양복을 입었다고 많이 얘기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아무래도 국제호텔 같은 경우에는 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곳이고 거기에 있는 테일러는 그야말로 굉장히 솜씨가 좋고 상대적으로 가성비 굉장히 좋은 옷을 만들었다는 그런 분도 제가 만나봤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네. 그런데 이 북한 하면 좀 뭐 군복 색깔까지는 아니더라도 차분한 색상의 옷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꽃무늬도 있고요. 굉장히 다양한 화려한 색상도 있네요.
◀ 나민희 ▶
저도 보면서 많이 놀랐던 게 민소매도 입는 사람들이 있어서 굉장히 놀랐었어요. 그래서 제가 있을 때만 해도 민소매는 정말 못 입었었거든요. 민소매를 허용해 줬구나. 라는 게 놀라웠고 색깔도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굉장히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막 검은색 아니면 지금 교수님이 입으신 이런 색 아니면 약간 국방색 이런식으로 굉장히 어두운 색깔만 많이 입었었는데 지금은 많이 화려해지고, 화사해지고 그래서 되게 김정은 정권 들어서서 뭔가 좀 더 거리와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자 이런 이야기를 많이 강조했는데 옷차림도 이런 의미에서 많이 변화된 게 아닌가 싶어요.
◀ 전영선 ▶
보통 이제 소비를 주도하는 게 우리는 민간이거든요. 북한 같은 경우에는 그런 공급 체계가 일단 당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당의 정책 기조가 먼저 우선하는 것이죠. 예컨대 80년대 들어서 우리 거리를 조금 더 화려하고 예쁘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 여성들이 밝은 옷도 입고 양산도 썼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얘기를 하면 공장에서 생산해서 배치를 하는 것들이고요. 그만큼 옷차림이라고 하는 것은 국가에서 공급해 주는 대상이기 때문에 오늘날 인민들이 여러 좋은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패션의 여러 다양성들을 많이 표출하고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남자 옷하고 여자 옷이 좀 다른가요?
◀ 전영선 ▶
우리도 비슷하지만 남성 옷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제일 많은 게 군복 그다음에 인민복 많고요. 그리고 남성들은 변화는 많지는 않고요. 대신 여성 같은 경우에는 변화들이 굉장히 예전보다도 화려해졌고 최근에는 남녀 다 전통 한복으로 입는 것으로 달라지고 있고 다만 이런 형식적이거나 예의 복 말고 일상생활에서는 여전히 어떤 인민복이라든가 이런 쪽 중심입니다.
◀ 김필국 앵커 ▶
오늘 북한의 패션 이야기 나누고 있는데요. 패션 하면 유행을 빼놓을 수 없죠. 북한 패션의 유행을 선도하는 대표적인 인물이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입니다. 2012년 처음 등장했을 때 입었던 옷차림이 당시 북한 당국이 권장하던 조선 옷차림이 아니어서 화제가 됐습니다.
◀ 김필국 앵커 ▶
이후 바지를 입은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고요. 북한 사회가 권하지 않는 몸매가 드러나는 원피스 등을 입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일반인들도 저런 옷을 입을 수 있나요?
◀ 나민희 ▶
이제 리설주가 등장하고 나서 굉장히 옷이 좀 많이 화려해지고 다양해진 것 같아요. 리설주가 그때 볼레로라고 해야 될까요? 약간 짧은 가디건 같은 걸 입고 나왔었는데 그다음에 그게 바로 유행이 되고 또 약간 무릎에서 살짝 올라오는 원피스를 입었는데 또 그게 또 유행이 되고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원피스 입으면 또 그게 유행이 되고 이런 식으로 해서 굉장히 북한 여성들의 패션을 주도한다. 리설주가 이렇게 볼 수 있죠.
◀ 차미연 앵커 ▶
네. 북한 최고의 패셔니스타일텐데요. 그렇다면 리설주 패션은 금기를 어겼다기보다는 어떤 세련된 패션으로 인식되는 것 같네요.
◀ 전영선 ▶
이게 가이드라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사실 그전까지 패션이라든가 헤어라든가 이런 것들은 통제 대상이거든요. 2012년에 김정은 체제가 딱 시작이 되면서 세상이 달라졌다는 걸 체감할 수 있게끔 인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 중에 하나가 여성들에게 있어서도 세상이 달라졌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리설주의 출연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거죠. 저 정도까지 해도 되는 거구나라는 것을 묵시적으로 보여줬던 패션이었고요. 또 패션도 패션이었지만 저때 등장하면서 이렇게 팔짱을 살짝 끼는 모습을 보여줘서 그것도 북한 주민들에게 이제는 이런 정도도 가능하구나. 정말로 달라졌다.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좀 했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북한의 패션 유행이 변화한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연 어떤 것들이 달라졌는지 또 현재는 어떤지 알아볼까요?
″세간에 우리 여성들의 다양한 옷들이 전시되었습니다.″
◀ 전영선 ▶
두 가지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뭐냐 하면 김정은 체제 2017년 이후로 우리국가 제일주의가 등장을 해서 지금 살고 있는 우리 국가가 제일이니까 그것을 가슴 깊이 안고 사랑하자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요. 그러면 국가를 가장 상징적으로 대표하는 것이 국기입니다. 그래서 이제 국기에 대한 패션을 내왔고요. 인민들에게 요구하는 건 뭐냐 하면 애국심을 실천하라는 거예요. 국기가 그려진 옷을 입고 그다음에 국가 상징인 소나무가 그려진 가방을 매고 이렇게 해서 인민들은 공급에 대한 대응으로서 애국심을 실천해 줘야 되는 것이고 그리고 또 하나 요소는 보이지 않지만 이게 경제 문제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주로 애국심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들이 가고 있고요. 적지만 내수시장에서 우리 것을 사용하고 우리 것을 아끼자. 라고 하는 측면에서 저렇게 국기 패션들이 등장을 했고 그것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필국 앵커 ▶
패션을 얘기할 때 또 소품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북한도 패션 소품 많이 바뀌었나요?
◀ 나민희 ▶
네. 양산. 양산은 정말 여자들 패션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러니까 누가누가 더 화려하고 예쁜 양산을 드냐 레이스가 누가 더 많이 달려 있냐. 이런거 가지고 많이 좀 봤던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부채. 부채도 무조건 들어야 되고 이제 부채가 좀 지나니까 손 선풍기 북한에서 이제 선 선풍기를 보고 선풍기라고 하는데 선 선풍기도 하나씩 들고 다니고 막 이런 식으로 소품도 많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우리처럼 빠르게 변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도 변화하기는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북한 패션이 변화한다. 이 점 어떻게 보시나요?
◀ 전영선 ▶
북한 주민들이 지금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의 패션을 본다면 헐벗고 굶주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얼마나 입을 게 없으면 저렇게 찢어진 거 입고 라고 할 정도로 좀 다양성이라고 하는 것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한 규제는 좀 많이 있고요. 다만 북한 같은 경우에도 경제를 우선으로 하다 보니까 최근에는 아무래도 예전하고 좀 많이 달라졌다고 할 수가 있고요. 경제 활력을 살리려고 하는 북한 당국의 정책들의 의복에 반영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차미연 앵커 ▶
오늘은 패션으로 북한 사회를 살펴봤습니다. 전체를 본 것은 아니지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