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예뉴미디어뉴스국

[MBC 다큐스페셜] 세기의 대결 : 이세돌 vs. 알파고

입력 | 2016-03-1415:50   수정 |2016-03-14 16:08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국제공동제작 다큐멘터리 MBC [미래인간 AI]는 첫 번째 아이템으로 세기의 대결인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의 승부를 카메라에 담았다. 알파고의 연승 행진은 지난 13일 열린 4차전에서 이세돌의 반격으로 일단 멈춘 상태. 많은 사람들의 간절함 속에서 이세돌은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단순히 거액의 우승상금을 건 바둑 이벤트일까? 오늘(1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되는 MBC 다큐스페셜 ″세기의 대결 : 이세돌 vs. 알파고″가 시합 뒤에 감춰진 의미를 찾아간다.

# 인공지능이 프로 바둑 기사를 쓰러뜨린 날

3월 9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 프레스룸에 내외신 취재진 250여 명이 몰려들었다. 바둑 최강자 자리를 놓고 펼치는 인간과 기계의 역사적인 대결 현장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인간 대표로 나선 이세돌 9단은 앞서 기계인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5:0 또는 4:1’로 인간의 압승을 예고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바둑의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임을 역설하며 기계가 바둑을 정복하는 건 시기상조라 단언했다. 다만, 기계의 정확한 계산 능력이 후반에 위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초반에 승기를 잡아 두는 것이 관건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 달랐다. 알파고는 이 9단이 초반에 놓은 독특한 포석에도 물러서지 않았던 것. 쉽게 끝날 거라 예상했던 대국은 3시간여 동안 접전을 펼쳤고, 이 9단에게 186수 불계패라는 믿어지지 않는 결과를 안겼다. 인간의 승리를 장담했던 사람들이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날 저녁, 알파고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의 트위터엔 다음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승리!!!!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WINS!!!! We landed it on the moon).″
# 손발이 되어주던 기계, 인간의 뇌를 따라 하기 시작하다

알파고는 어떻게 세계 최강의 바둑 고수 이세돌 9단을 이길 수 있었을까?

사람의 손과 발을 대신해주던 기계는 어느 순간 인간 두뇌의 영역까지 넘보게 되었다. 그러나 사칙연산, 복잡한 수식계산을 풀어내는 슈퍼컴퓨터는 의외로 고양이와 개를 구별하는 단순한 문제에서 난관에 부딪쳤다. 어린 아이도 쉽게 푸는 문제를 기계는 복잡한 알고리즘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이를 풀기 위해 인간의 뇌를 모방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이 탄생했다.

구글 딥러닝 리서치팀의 선임 연구원 제프딘(jeff dean)은 ‘구글에서 5~6년 동안 제일 많이 활용을 하고 있는 기술이 머신 러닝의 신경망이다’라고 강조했다. 머신 러닝이란 데이터를 분석해서 특정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학습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기술을 말한다. 예를 들어 처음 보는 그림이 개인지 고양이인지 구별하기 위해 인공지능은 신경망을 활용한다. 눈은 두 개인지, 귀는 고양이의 것인지 등을 여러 신경망을 거쳐 파악하고, 최종 결과 값이 나오면 신경망의 제일 하단으로 돌아가 모델을 재조정하는 단계에 들어간다. 이러한 훈련을 거치면 인공지능은 다른 모양의 고양이 그림을 봤을 때도 똑같이 고양이로 대답할 수 있게 된다. 인간만이 가능했던 판단, 추론, 학습이 가능해진 것이다.

직관이란 ′왜′라는 답을 내놓았는지 설명할 수 없지만, 문제가 주어지면 답을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바둑이 가진 경우의 수는 최대 250의 150승으로 천문학적 수에 달하기에 인간은 많은 부분을 직관에 의존해 경우의 수를 좁혀나간다. 무수한 학습의 결과 생긴 감각은 인간이 이 복잡하고 난해한 게임에서 가장 큰 강점이 된다. 알파고의 개발자인 데미스 하사비스 또한 바둑에서 직관은 계산 능력만큼 중요한 부분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가치망’과 ‘정책망’이라는 두 개의 신경망을 구축하고 계속된 학습을 통해 한계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기계는 어떤 방법으로 사람의 수 읽기 능력과 형세를 이해하는 능력을 흉내 낼 수 있을까?
#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 속 숨어있는 이야기

2014년 1월, 구글이 영국 런던의 작은 인공지능 회사인 ‘딥마인드’를 4억 달러(한화 약 4,300억 원)라는 파격적인 금액으로 인수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인공지능을 갖춘 바둑 프로그램(소프트웨어) ‘알파고’가 유럽의 바둑 챔피언 판 후이(Fan Hui)를 상대로 5전 전승을 거두며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인공지능 기술 회사는 거기에 멈추지 않고 2016년 3월, 100만 달러(한화 약 12억 원)라는 상금을 걸고 세계가 주목하는 대형 이벤트, 이세돌과 알파고의 승부를 기획했다. 이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일까? 이들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