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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전관왕 목표' 양궁, 한국인 지도자와 경쟁 불가피

입력 | 2016-07-1318:04   수정 |2016-07-13 18:04
′시드니 올림픽 금′ 김청태, 지난달 일본 대표팀 코치로 선임
이기식 미국 감독이 10여 개국이 한국인 지도자 기용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김청태(36)가 최근 일본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양궁협회는 13일 ″일본 긴키대학 양궁팀 감독으로 있는 김청태가 지난달 하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일본 대표팀 코치로 임명됐다″면서 ″김 코치가 현재 긴키대 팀을 이끌고 문수국제양궁장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1988년 서울올림픽 우승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안겼지만 2001년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극기훈련 집단 거부 사태에 가담했다 1년간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했다.

이후 태극마크를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2006년 대통령기 전국대회 개인전에서 우승하는 등 선수생활을 이어가던 김 코치는 2009년 일본으로 건너가 긴키대와 미키하우스 양궁팀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어왔다.

일본은 이번 리우올림픽에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개인전에서 오진혁(현대제철)에게 져 은메달에 그쳤던 후루카와 다카하루, 런던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가와나가 가오리 등이 출전한다.

일본 매체 마이니치 스포츠는 지난 3월 보도에서 가나가와가 긴키대 1학년이던 2010년 당시 감독이던 김 코치로부터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하루에 500발은 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대로 실행, 동메달까지 땄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양궁을 시작하는 한국과 달리 고등학생 때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일본에서는 쏘는 자세나 기술 등에서 지도자의 영향이 더욱 큰데 일본 선수들이 김 코치의 지도로 급성장했다는 것이다.

니칸스포츠는 김 코치가 올림픽 대표팀 코치로 부임한 데 대해 후루카와가 ″이전보다 3~4배 안정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한국 대표팀은 리우올림픽에서 김 코치뿐 아니라 외국팀을 이끄는 한국인 지도자와의 맞대결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는 한국인 지도자를 둔 팀이 11개국이나 됐을 정도로 한국 지도자들은 세계에 퍼져있기 때문이다.

브래디 엘리슨을 앞세워 한국 남자 양궁의 강력한 맞상대로 지목되는 미국 대표팀에는 이기식 감독이 있다.

이 감독은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끌다가 호주로 건너가 시드니 올림픽에서 남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사이몬 페어웨더)를 키워냈다.

이후 2005년 미국으로 건너가 양궁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있으며 엘리슨과 함께 한국 팀의 아성에 도전한다.

탄야팅을 필두로 해 여자 양궁이 강한 대만 대표팀의 뒤에는 구자청 감독이 있다.

1985년 세계선수권대회,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국가대표 출신 구 감독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감독을 맡았고 현대모비스 감독, 대한양궁협회 유소년 육성 책임자로 지내다가 대만에 갔다.

대만은 지난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단체전에서 한국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을 정도로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이밖에 말레이시아의 이재형 감독, 스페인의 조형목 감독 등도 리우올림픽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전무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메달권에서는 결국 한국인 지도자가 있는 팀과 만나게 된다″면서 ″상대팀 기량이 좋아지는 것은 맞지만 좋은 경쟁 관계로 본다. 덕분에 우리의 경기력도 높아진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