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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 로스베르크 돌연 은퇴에 출렁이는 F1

입력 | 2016-12-0409:31   수정 |2016-12-04 09:39
″가족 소중히 여기는 그로서 숨 막히는 경쟁 부담스러웠을 것″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원(F1)이 출렁이고 있습니다.

올 시즌 생애 첫 챔피언에 등극하며 새로운 왕조 개막을 알리는 듯하던 니코 로스베르크(31·독일)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메르세데스 소속인 로스베르크는 올 시즌 21번의 그랑프리 가운데 9번 우승, 총점 385포인트로 지난해 챔피언인 팀 동료 루이스 해밀턴(31·영국)을 제치고 왕좌에 올랐습니다.

이런 그가 시즌 마지막 대회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그랑프리를 마치고 나흘 만인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돌연 ′F1을 완전히 떠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F1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AP통신과 BBC 등 외신은 4일 현재도 그의 은퇴와 관련한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로스베르크는 ″나는 산에 올랐고, 마침에 정상에 올랐다″며 ″이제 내려올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카트를 포함해) 레이싱에 몸담은 지난 25년간 내 꿈은 ′F1 챔피언′ 단 하나였다″며 ″꿈을 이뤘으니 은퇴하겠다. 복귀는 절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2006시즌 F1에 데뷔한 로스베르크는 10년 만에 챔피언의 꿈을 이뤘습니다.

역대 챔피언 중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자마자 은퇴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재선′, ′삼선′에 도전했습니다.

미하엘 슈마허(47)는 1994년을 시작으로 7차례 챔피언에 올랐고 제바스티안 페텔(29)은 2010~2013년 4년 연속 우승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해밀턴도 2008년 챔피언에 오르고 주춤하다가 2014년과 지난해 챔피언에 등극했습니다.

해밀턴은 ″로스베르크는 가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했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F1은 유럽, 북미, 남미, 아시아, 중동 등 전 세계를 순회하며 1년에 21차례 그랑프리를 치릅니다.

아내와 사이에서 어린 딸을 둔 로스베르크는 이런 빡빡한 일정과 숨 막히는 경쟁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는 1982년 우승자인 케케 로스베르크(68)의 아들입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부재를 자주 느꼈기 때문에 F1의 살인적인 스케줄에 더 염증이 났을 수도 있습니다.

로스베르크가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다른 결정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올 시즌 초·중반 맹활약한 덕분에 왕좌에 올랐지만, 마지막 4개 대회의 우승은 해밀턴에게 내주고 말았습니다.

BBC는 ″내년에 다시 해밀턴을 이기려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할지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라며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로스베르크로서는 그런 희생이 굉장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