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5-08 09:09 수정 | 2020-05-18 10:17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다.″
작년 연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재판에 넘겨지자 변호인단이 밝힌 내용입니다.
조국 사태 시작된 지 9개월…′감찰 무마′부터 심리
가족비리와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오늘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 법정에 섭니다.
지난해 12월 31일 검찰이 조 전 장관을 기소한 지 5개월만이자 앞선 8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혹독한 논란에 휩싸인 지 9개월 만입니다.
조 전 장관은 앞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 의무가 없어 법정에 나오지 않았지만 오늘 정식 공판에는 출석해야
오늘 공판에는 조 전 장관과 함께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도 출석할 예정입니다.
재판부가 오늘 재판에서 조 전 장관의 12개 혐의 가운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무마 의혹을 집중 심리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가족비리 의혹으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은 출석하지 않습니다.
재판부는 오전에 검찰의 공소사실과 피고인들의 주장을 들은 뒤, 오후에는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첫 번째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지난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수수 등 비위 의혹을 인지하고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 전 특감반장은 유 전 부시장의 비위를 직접 감찰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의혹의 핵심 열쇠를 쥔 인물로 평가됩니다.
특히 이 전 특감반장은 검찰 조사에서, 조 전 장관 등이 특감반의 감찰 과정에서 유재수 전 부시장의 비위를 상당 부분 포착하고도 이를 무마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특별감찰반이 2017년 10월 유 전 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게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포렌식을 하는 등 감찰에 착수했음에도 돌연 중단했다는 점에서 조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조 전 장관은 그동안 백원우, 박형철 전 비서관과 협의해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하고, 비위 사실을 금융위원회에 통보하기로 했다며 절차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또한 ″강제수사권이 없는 민정수석실에서, 수사를 의뢰할 정도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었고,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민정수석실의 고유 권한″이어서 직권 남용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에따라 민정수석의 권한과 수사 의뢰 여부 판단을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단간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고됩니다.
정경심 교수 석방여부
오늘 조 전 장관의 재판과 별개로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오는 10일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구속 연장 여부가 법원에서 결정됩니다.
통상 1심에서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6개월로 제한됩니다.
이에따라 정 교수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오늘 오후 3시까지 추가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정 교수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11개 혐의를 적용했고, 12월에 구속기소하면서 미공개 정보이용, 차명 주식거래, 증거인멸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검찰은 특히 지난 6일 ′계속적인 구속재판의 필요성′ 제목의 240쪽 분량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정 교수가 허위 진술로 일관하는 데다 범죄 혐의가 중하고, 증인 신문도 대부분 이뤄지지 않아 증거인멸 우려된다며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했습니다.
반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주요 중요한 증인에 대해선 신문이 이뤄져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데도 구속연장을 주장하는 건 검찰의 막연한 생각이고, 별건으로 구속한다면 피고인 방어권 보장이라는 형사소송법과 헌법정신에 어긋난다고 반박했습니다.
만약 재판부가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결정하면 정 교수는 오는 11일 0시에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