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9-11 16:19 수정 | 2020-09-12 16:58
[정경심 동양대 교수 29차 공판]
2020. 9. 10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정경심 남동생, 증인으로 첫 재판 출석</strong>
어제(10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9번째 공판, 남동생인 정모씨가 증인이 돼 처음으로 법정에 나왔습니다.
정씨는 정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혐의와 관계가 있는데요.
정교수는 동생과 함께 코링크PE에 10억원을 투자한 뒤 허위컨설팅 계약을 맺어 매달 860만원씩 받아 코링크PE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컨설팅 계약의 명의자가 바로 정씨입니다.
또, 매달 860만원의 돈 역시 정씨의 계좌를 통해 입금 됐고 정씨는 이 돈 중 일부를 계산해 정교수에게 줬습니다.
다른 관계된 혐의로는 정교수가 동생 명의로 된 증권 계좌, 그러니까 차명으로 주식 매매을 해 금융실명법을 위반했다는 건데요.
정씨의 증인 신문 역시 이와 관련된 질문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신문 내용을 보기 전에,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앞선 공판에서 재판부가 정교수의 사모펀드 혐의 유·무죄를 가리는데 결정적인 쟁점을 제시했다고 전해드렸었죠.
바로 정 교수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이자 조국 전 법무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의 회삿돈 횡령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여부입니다.
정 교수가 그 돈이 횡령 자금이란 걸 알면서도 자신의 이자 수익을 확실히 받으려 했다면 횡령 공범이 돼서 유죄.
정당한 돈인 줄로만 알고 받은 거라면, 횡령 범죄에 가담했다고 까진 볼 수 없어서 무죄가 된다고 정리했었죠.
변호인과 검찰 측 역시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질문 공세를 펼쳤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돈 빌려주고 이자만 받은 것″…누나와 주장 일치</strong>
변호인측 증인으로 나온 정씨, 주신문에서 정씨는 누나 정교수 주장과 같은 맥락으로 ″조범동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만 받았을 뿐이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자신은 돈만 빌려줬을 뿐, 그 돈이 어디에 쓰이는 지도 모르고 컨설팅 계약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지 못한다는 겁니다.
[9월 10일, 정경심 교수 29차 공판 中]
변호인:피고인의 5억이 코링크PE 설립자금으로 사용됐는데 몰랐단 건가요?
정모씨:몰랐습니다
변호인:최초로 알게 된 게 언제입니까?
정모씨:이번 사건 터지고 알았습니다
(중략)
변호인: 당시 신주인수 등 조범동의 말 잘 이해하지 못했죠?
정모씨:사실 그렇습니다.
변호인:이자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죠?
정모씨:네 그렇습니다. 이자만 받으면…
차명 주식 거래 의혹 역시 자신이 누나의 돈을 빌려 직접 투자한 것이라고 적극부인했습니다.
[9월 10일, 정경심 교수 29차 공판 中]
변호인:피고인으로부터 김경록 소개받은 후 김경록에게 위임해 한투증권 거래한 거죠?
정모씨:네
변호인:김경록이 한투에서 매수매도할때 증인에게 말하고 거래한 거죠?
정모씨:네
주식 잘하는 누나의 권유로 수억원의 돈도 누나에게 빌려 주식 거래를 했다는 정씨, 당시 이자를 얼마 주겠다는 조건도 없이 누나에게 돈을 빌린게 사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해 받을 만한 상황아니냐′ 라는 질문엔 ″자신과 누나의 관계가 그렇다″ 라며 두터운 우애를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9월 10일, 정경심 교수 29차 공판 中]
변호인:그런 오해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당시 뭘 정해놓은 건 아니고 누나 동생 사이 벌어진 일이란 건가요?
정모씨: 누나와 동생으로 거래를 하는데 제가 아까 아파트 살 때도 주선을 해줘서 아파트를 92년도에 사게 됐고요. 그 다음에 또 이사갈 때 나가는 사람 먼저 돈을 지급하고 수리하고 들어오게끔 돈도 변제를 해줬고. 2011년도 지금 사는 집도 큰 평수로 옮겨라 해서 경매하는 걸 주선해 주고 돈을 빌려줬습니다. 저희 둘 관계는 약간 그런 게 많습니다. 오누이지만 부모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거 같습니다. 누나가.
계약서도 없이 큰 돈이 오가고, 굳이 받을 돈 줄 돈 따지지 않는 두터운 신뢰 관계라는 정씨의 설명, 그런데 검찰측 반대 신문에선 얘기와 좀 다른 정황이 발견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180도 바뀐 정씨의 진술…″주식은 내가 거래″</strong>
검찰은 반대신문이 시작되자마자 정씨에게 검찰 조사와 때와 진술이 왜 180도 달라졌냐며 따져 물었습니다.
공판에서 공개된 조서에 따르면 정씨는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며 누나가 비밀 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해 함께 계좌를 만들러 갔고 해당 계좌로 누나가 주식거래를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재판에 나와선 자신이 직접 주식 거래를 한 것이라며 말을 완전히 바꾼 겁니다.
정씨는 당시 몸상태가 안 좋았다는 이유를 대면서도 검찰 조사에서 허위 사실을 말 한 적은 없다며 다소 앞 뒤가 안 맞는 얘기를 했습니다.
[9월 10일, 정경심 교수 29차 공판 中]
검사:오늘 진술한 내용이 5, 6회 조사때 진술한 내용과 대부분 파트에서 180도 다른데 진술 번복한 경위 있나요?
정모씨:경위는 없고요. 제가 진술한 게 5차인가 해서 증언할 때 제가 상태가 몸상태가 상당히 안 좋았습니다. 제가 당뇨약도 먹었고 압박감이 좀 있어서 신경안정제도 좀 먹었거든요. 그때 상태가 좀 안좋은 상태였고, 그다음에 변호사가 중간에 영장청구가 가능하다고. 영장 청구할 수 있다는 압박감을 받고 있어서 진술하는데 서툴고 미숙한 부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정 교수가 주식 거래를 직접 한 것이란 정황을 제시하며 집요하게 따져 물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겁니다.
정씨의 주식 거래 내역을 보니 이집트에서 매매 주문이 들어온 게 확인됐는데,
당시 이집트에 간 건 정씨가 아니라 정교수였습니다.
검찰은 얼마나 바빴길래 이집트에서 정교수가 대신 주식 주문을 넣어주냐며 사실상 정교수의 주식 거래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자 정씨는 자신이 바빠 누나가 여행가기 전 거래를 부탁했다며 다소 궁색한 해명을 내놨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동생이 줄 돈 2909만6천원′…천 원단위까지 적어 놔</strong>
검찰은 정교수가 차명 거래를 한 것이란 또다른 정황 증거로 정교수의 휴대폰 메모를 제시했습니다.
정교수가 동생에게 돈만 빌려준 것이라면 메모에 빌려준 돈만 써 있는게 상식적인데, 주식 매매 현황까지 자세히 적혀 있단 겁니다.
[9월 10일, 정경심 교수 29차 공판 中]
검사:피고인 휴대폰에 저장된 메모 제시합니다. 1월 3일 피고인은 증인에게 돈을 빌려준 거면 돈 금액만 적으면 되는데. ′1.3 1600 송금 하나투자금융. 4509만6000원. WFM 7800주 매수′ 등등 썼는데. 왜 이런 건지 압니까?
정모씨 : 나머지는 저도 기억을 못하겠습니다. 내용을 모르겠습니다.
(중략)
검사:그럼 피고인(정경심) 입장에서 재산 정리할 때 동생에 대한 대여금 얼마 이렇게만 기재하면 되는데. 피고인이 작성한 재산 현황에 본인 소유 재산으로 WFM 주식을 기재해놓은 것에 비추면 증인의 증언과 달리 돈을 빌려준 게 아니라 피고인이 증인에게 돈을 맡겨서 증인 명의로 차명주식 매수한 걸로 보이는데 어떤가요?
정모씨:차명주식이 갑자기 나오니까…어떤 부분을 말하는건지.
또 검찰은 정 교수가 휴대전화에 ′동생이 줄 돈′ 이라며 천 원단위까지 미수금을 적어둔 사실을 거론했는데, 정작 주식 투자하라며 빌려준 돈에 대해서는 메모에 ′잔고′로 적어놨다며, 정교수가 차명 거래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정씨가 이번엔 ″누나가 공과 사는 있는 편이다″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자기 나름대로의 계산을 갖고 있었겠지만 나는 빌린 게 맞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말에 재판부가 의문을 표시했습니다.
정씨의 말이 앞 뒤가 다르다는 겁니다.
수억을 빌려 주식 거래를 하면서 계약서도 안 쓴건 오누이간 신뢰가 두터워서라고 했으면서, 정교수가 동생에게 천 원 단위로 받을 돈이라며 적어 둔 건 공과 사를 구별하기 때문이라고 두둔한 걸 재판부가 이상하다고 지적한 겁니다.
참고로 정씨는 누나가 천원 단위로 받을 돈을 적어 둔 걸 몰랐다며, 판사의 지적에 ′(누나가) 꼼꼼하네요′라는 말만 남겼습니다.
[9월 10일, 정경심 교수 29차 공판 中]
김선희 판사:증인의 아까 말과 달라요. 아까 피고인(정경심)이 도움을 많이 주고 증인이 주는 것도 안 받고 했다면서요. 피고인의 메모 보면 증인 말과 달리 증인이 피고인에게 줄 돈이라든지 그런 돈을 굉장히 자세히 적었어요.
정모씨:꼼꼼하네요.
이제 정경심 교수 재판의 증인 신문도 마무리 단계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남은 증인이 채 10명이 안 되는데요.
다음 공판의 증인은 코링크PE의 실소유 의혹을 받고 있는 자동차 부품회사 ′익성′의 관계자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