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윤수한
가습기살균제 청문회에 오너 일가가 소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뒷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애경산업 전 대표이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이기홍 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55살 이윤규 애경산업 전 대표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개최한 가습기살균제 참사 청문회에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부회장 등 그룹 오너 일가가 소환되는 것을 막기 위해 브로커에게 회사 자금 6천만 원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라는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조위가 출범하는 단계에서 공정성을 훼손시킬 수 있는 행위를 기획했고, 그 행위에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수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자료를 제출한 바 있고, 본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 자금을 유용했다고 할 수는 없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한편 애경산업의 뒷돈을 받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브로커 양모 씨의 경우 알선수재 혐의가 인정돼 지난 3월 징역 2년형이 확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