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효정
미국 국무부가 한국 외교부에 제공한 약 140쪽 분량의 5.18 민주화운동 관련 외교문서가 오늘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문서에는 12.12 군사반란 직후 윌리엄 글라이스틴 당시 주한 미국 대사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과의 면담 내용,
1980년 5월 18일을 전후로 글라이스틴 대사가 최광수 비서실장, 이희성 계엄사령관을 잇따라 만나 면담한 내용을 국무부에 보고한 전문 등이 포함됐습니다.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는 최광수 비서실장을 만나 한국 정부가 너무 강경하게 나가고 있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계엄령 확대 이후에 이희성 당시 계엄사령관은 ″상황이 통제되지 않는다면 한국이 베트남처럼 공산화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됏습니다.
공개된 미국 외교문서는 5.18 민주화운동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 미국 정부의 기밀문서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정부가 지난 해 11월 미 국무부에 요청한 자료입니다.
이들 문서는 대부분 90년대 중반 기밀이 해제돼 외신 기자나 연구자들을 통해 부분적으로 공개된 내용이지만, 이번에는 가려진 곳 없이 전체를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발포명령과 관련한 지휘 체계 등의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군과 미국 국방부, 정보기관 등의 문서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