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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M] 2천달러 수표로 돌아온 50년 전 따뜻한 홍합 한 그릇

입력 | 2021-12-28 11:01   수정 | 2021-12-28 11:41
지난달 15일 오전 11시 반쯤 한 70대 남성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지구대를 찾아왔습니다.

이 남성은 봉투 하나를 경찰들에게 전했습니다.

봉투는 ′존경하는 신촌파출소 소장님께′로 시작하는 편지와 함께 수표 2천달러가 담겨있었습니다.
편지의 주인공은 현재 미국 뉴욕에서 살고 있는 72살 A씨였습니다.

1970년대 중반, A씨는 강원도 농촌에서 상경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겨울날 밤,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배가 고파 신촌시장 뒷골목의 한 노점에서 홍합 한 그릇을 얻어먹었습니다.

노점 아주머니에게 ′다음날 돈을 갖다 드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수중에 돈이 없었던 A씨는 끝내 돈을 갚지 못했습니다.

그 후 A씨는 군에 입대했고, 제대 후엔 미국 이민 길에 올랐습니다.
편지에는 이런 사연과 함께 ″지난 50년간 노점 아주머니께 거짓말쟁이로 살아왔다″는 마음의 빚이 있다며, ″아주머니의 선행에 보답하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뉴욕에 있는 A씨는 한국에 사는 친구에게 이 편지와 약 230만 원에 달하는 2천 달러어치 수표가 든 봉투를 신촌지구대에 전달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신촌 지구대는 ″지역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다″는 A씨의 뜻에 따라 오늘 신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돈을 전달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