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김정원
유럽연합이 아스트라제네카가 자신들과 계약한 만큼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할 때까지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7개 회원국 정상회담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스트라제네카가 다시 백신 수출에 나서기 전 무엇보다 앞서 EU 회원국과 계약을 지키고 이행이 지연된 것을 따라잡아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부족 문제에 직면하자 EU는 지난 1월 30일부터 제약사들이 EU안에서 생산한 백신을 EU밖으로 수출할 때 회원국 승인을 받도록 했습니다.
이런 조처를 도입했는데도 백신 부족 문제가 계속되자 제약사들이 EU 회원국에 백신을 충분히 전달했는지 등을 고려하도록 수출승인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모든 제약사가 계약을 준수했다면 백신접종이 훨씬 빠를 수 있었다″라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계약물량보다 적게 백신을 할당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U에서 백신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현재 1천820만여명으로 인구의 4.1%에 그칩니다.
1번만 맞은 사람까지 합쳐도 인구의 14% 정도로, 40%를 넘는 영국과 비교해 크게 적습니다.
EU 백신접종 속도가 느린 가장 큰 이유로는 물량 부족이 꼽힙니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는 현재까지 제약사들에서 8천800만회분 백신을 받았고 이 가운데 6천200만회분을 사용했습니다.
EU가 선구매한 백신량이 26억회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받은 양이 매우 적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1분기 EU와 1억2천만회분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 공급량은 4분의 1 수준인 3천만회분에 불과했습니다.
2분기 공급량도 7천만회분으로 애초 약속한 양인 1억8천만회분의 절반도 안 될 전망입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EU 주요 회원국은 수출제한 조처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와 계약을 준수하지 못한 제약사는 준수한 제약사보다 당연히 수출제한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집행위와 의견을 같이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순진했던 때는 끝났다″라면서 ″제약사가 EU에 한 약속을 존중하지 않는 한 수출을 전면 제한해야 한다는 점을 지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