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혜연

미얀마군에 체포된 미국 언론인, 일주일째 행방불명

입력 | 2021-06-01 11:19   수정 | 2021-06-01 11:19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 소식을 보도해온 미국인 언론인이 현지에서 체포된 뒤 일주일이 지났지만, 체포 이유도 행방도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미얀마 양곤에 본사를 둔 민영매체인 ′프런티어 미얀마′의 편집주간인 대니 펜스터는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행 여객기에 타려다가 공항에서 체포됐고, 이후 양곤의 인세인 구치소에 갇혔습니다.

펜스터는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경유지인 쿠알라룸푸르행 비행기에 타려다가 체포됐습니다.

프런티어 미얀마는 쿠데타 이후 상황을 전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독립언론으로, 군부에 대해 비판적인 기사를 게재해 왔습니다.

펜스터가 공항에서 체포되자 미얀마 군부가 비판 기사를 쓴 언론인이나 반군부 내용을 SNS로 공유하는 외국인들 이름을 담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뒤 항공사로부터 받은 탑승객 명단과 대조해 체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프런티어 미얀마는 대니가 체포된 지 일주일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자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고 ″우리는 펜스터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며,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런티어 미얀마는 ″여러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펜스터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며, ″당국으로부터 그의 구금에 대해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매우 우려된다″며 석방을 요구했습니다.

펜스터의 어머니도 ″아들이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적이었다″며 ″아들이 같이 있을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발생 후 최소 88명의 언론인을 체포해 가짜뉴스 유포와 선동 혐의를 씌우며 대중에게 공포를 유발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쿠데타 발생 후 미얀마의 언론인들은 박해와 협박, 폭력을 당하고 있다″며, ″군부는 표현의 자유와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미얀마의 언론인들은 위험 속에서도 ″전세계에 진상을 알려야 한다″며 현장 취재를 이어가고 있고, 기존 매체들에 대한 군부의 감시를 피해 SNS를 통해서도 현장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