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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에 등장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17년 만에 바다로

입력 | 2022-08-03 18:33   수정 | 2022-08-03 19:20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17년 만에 자연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오늘 비봉이 해양 방류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제주도 연안에서 120여 개체가 서식 중인 것으로 알려진 남방큰돌고래는 최근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 변호사가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관심이 집중된 돌고래 종류입니다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는데 해양보호생물 지정 당시 시점에는 국내 수족관에서 총 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를 방류하는 등 총 7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내 지금은 제주 퍼시픽랜드에 비봉이 단 1마리만 남아 있습니다.

현재 수족관에서 관리되고 있는 고래류는 총 22마리로 비봉이가 방류되면 벨루가, 큰돌고래 등 21마리가 국내 수족관에 남게 됩니다.

이들 21마리는 정당한 취득 절차를 거쳤거나 연구용으로 들어온 개체라고 해수부는 설명했습니다.

23살로 추정되는 비봉이는 2005년 제주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활동 중 혼획됐으며 이후 공연·전시 등을 목적으로 퍼시픽리솜에서 사육·관리됐습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비봉이 방류가 늦어진 배경에 대해 ″혼획 자체가 잡은 즉시 놔줘야 하는 게 원칙인데 당시 사회적 분위기나 국민적 관심 등이 영향을 미쳐 시간이 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2010년에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 4개체를 서울대공원으로 보내라는 대법원의 판결이 있었는데 비봉이는 2005년에 혼획돼 적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수부는 그간 제주도, 호반호텔앤리조트, 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 제주대 등 총 5개 기관 및 단체, 전문가 등과 함께 방류협의체와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비봉이를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왔습니다.

비봉이는 앞으로 퍼시픽랜드의 수조를 벗어나 제주 서귀포 대정읍 연안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에서 활어 먹이훈련,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의 교감 등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제주도 인근 해역에 방류될 예정입니다.

비봉이는 현재 매우 건강한 상태로, 살아있는 먹이를 직접 사냥해서 먹는 등 사육수조 내 적응훈련을 통과했습니다.

비봉이는 방류된 이후 야생돌고래 무리에 자연스럽게 합류해 생존할 수 있도록 사전 적응훈련을 받는다.

이 훈련과정이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방류됩니다.

방류 시에는 비봉이의 위치추적 및 행동 특성 파악을 위해 위치정보시스템 장치를 부착해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모니터링하게 됩니다.

윤현수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2017년 방류된 ′금등이′, ′대포′는 GPS 장치를 부착하지 않아 현재 다른 해역으로 이동했거나 폐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기술위원회 논의를 거쳐 비봉이 방류 때는 GPS 장치를 부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도록 등지느러미에 인식번호 표식을 하고 선박이나 드론 등을 이용해 건강 상태 및 야생 개체군 무리 합류 여부 등 야생 생태계 여부에 대한 관찰도 지속해서 실시할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해양에 방류된 돌고래가 야생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훈련 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각종 소음이나 불빛 등 외부요인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수부는 비봉이 방류와 관련한 모든 과정에 대해 일반인의 출입 및 접근을 최소화하고 단계별 훈련 상황을 기록한 영상 및 자료를 제작해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방류 시기도 사전에 특정하지 않고 기술위원회를 통해 건강 상태 및 훈련성과 등을 종합평가해 결정하는 등 ′조용한 방류′를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야생적응 훈련 과정에서 비봉이의 해양 방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별도의 보호·관리 대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해수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는 비봉이의 재포획 가능성 질문에 ″국내에서는 재포획된 사례가 없지만 해외에서는 있었다″며 ″재포획은 고래가 사람을 계속 쫓거나 스스로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일 때 진행되는데 기술위원회 측에서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해수부는 이번 방류를 계기로 해양동물 복지 개선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동물원·수족관법′, ′해양생태계법′ 개정안은 수족관에서 전시를 목적으로 새롭게 고래를 들여오지 못하게 하고 현재 사육 중인 고래류에 대해서는 과도한 스트레스를 가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등록제로 운영 중인 수족관 설립을 허가제로 전환하고 관찰이나 관광활동 시 해양동물의 이동이나 먹이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토록 했습니다.

해수부는 법 개정안이 이른 시일 내에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한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