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4-22 11:48 수정 | 2022-04-22 13:20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한 사실이 오늘(22일) 공개됐습니다.
친서를 먼저 보낸 건 문재인 대통령이었습니다.
퇴임을 3주 가량 앞두고 친서를 보냈을 만큼 남북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겁니다.
이 친서 교환 소식이 들리기까지 최근 남북 관계는 그야말로 악화일로의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와 금강산 관광특구 내 남측 시설 일방 철거 등이 원인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친서는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절박함′이 담긴 조치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됐으며,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고 남북 협력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밝혔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정권 실세도 ″매우 긍정적″</b>
문 대통령의 말처럼 남북간 관계 개선은 이제 새 정부의 몫이 됐습니다.
그렇다면 새 정부는 이번 친서 교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자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받은 권영세 후보자는 이번 친서 교환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친서의 내용을 봤을 때 남북간 신뢰, 남북 관계 진전에 대해 북측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 ″새 정부에서 북측으로부터 듣고 싶은 내용이 친서에 제법 있는 것 같다″고도 덧붙엿습니다.
′비핵화의 진전이 우선′이라는 점은 분명히 하면서도 남북간 대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겁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친서 교환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어제(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상당히 의미 있는 발언을 했습니다.
″′Anything But Moon(문재인)′ 이렇게 가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는 발언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Anything but 노무현′이란 말이 떠돌았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은 옳든 그르든 이명박 정부가 무조건 반대로만 하려한다는 의미에서 쓰인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권 후보자는 ′Anything but 문재인은 아니다′고 밝히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과 무조건 반대 방향으로 갈 생각이 없음은 분명히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ABM - ′Anything But Moon(문재인)′ 이렇게 가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이 됩니다. 모든 정부들이 사실은, 정부를 맡고 대한민국을 잘 되게 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고 했지 무슨 잘못되려고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당연히 그 생각들 하시잖아요. 우리가 생각할 때 옳은 그게 해결책이 아니다 싶으면 그거는 두고 가야겠지만 뭐 그건 동의할 수 있는 방안이다 그러면 그런 거는 얼마든지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권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의 상징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나 그 전에 있었던 신뢰 한반도 신뢰 구축 방안이라든가요 그 전 정부에서 있었던 이런 부분들이 이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안에 뭐가 담겨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그 내용 중에 우리가 당연히 받아야 될 부분들은 계속해서 받아 나가고 그러나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놓고 간다, 두고 간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보수정권인 새 정부의 임기가 시작되면 한반도 프로세스가 완전히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나온 권 후보자의 발언.
친서 교환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꺼져가는 듯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