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정동훈

공군 이중사 성추행 가해자 2심서 징역 7년‥1심보다 2년 줄어

입력 | 2022-06-14 13:46   수정 | 2022-06-14 13:48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오늘 공군 고(故) 이예람 중사를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공군 장 모 중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장 중사는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특가법상 보복 협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지난해 12월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1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장 중사가 이 중사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문자메시지 등을 보낸 것이 ′사과 행동′이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인정함으로써 이 부분이 보복 협박 혐의에 해당한다고 보고 징역 15년을 구형한 군검찰과 판단을 달리했습니다.

군검찰과 피고인의 항소로 이어진 2심에서도 보복 협박 혐의가 쟁점이 돼 군검찰은 이 부분 입증에 주력하면서 1심 때와 같이 징역 15년을 구형했지만 형량은 되레 2년이 더 낮아졌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이 사과 행위 외에 추가 신고하면 생명·신체에 해악을 가한다거나 불이익 주겠다는 등 명시적 발언이나 묵시적 언동이 없는 이상 가해의사 인정할 수 없고 이런 행위만으로 구체적으로 위해를 가하려 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자살 암시를 포함한 사과문자를 보낸 점으로 위해 가하겠다는 구체적 해악고지로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이후 실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어떤 해악 끼치는 행위를 했다는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 점을 볼 때 구체적으로 피고인이 어떤 위해를 가했다는 것을 알 수 없으므로 해악고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1심이 보복 협박 혐의에 무죄를 인정한 것을 ″정당하고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아울러 법원은 이 중사의 사망 책임을 장 중사에게 전적으로 돌릴 수 없다면서 원심의 형을 깎았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상급자들에게 피고인 범행을 보고했음에도 되레 은폐, 합의를 종용받았고 피해자 가족 외엔 군내에서 제대로 도움받지 못하는 등 마땅히 받아야 할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 고통이 이어졌고 이런 사태가 군내에서 악순환되는 상황 또한 피해자 극단적 선택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극단적 선택의 결과를 오로지 피고인 책임으로만 물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 자신이 범죄에 대해 응분의 책임을 지면서 잘못을 교정하고 사회에 재통합할 수 있게 하는 형벌 기능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해 보인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재판부가 7년 형 결정 부분을 읽어내려가는 순간 유족은 고성을 지르고 자리에서 일어나 격렬하게 반발했습니다.

재판장석으로 뛰어가다 군사경찰의 제지를 당한 이 중사의 아버지는 윗옷을 벗어 던지며 ″뭔 소리야! 이래선 안 되는 거야, 재판장!″이라고 절규했습니다.

어머니는 판결에 충격을 받고 과호흡으로 쓰러져 실려 나갔습니다.

이 중사의 부친 이씨는 재판정을 나와서도 울분을 이기지 못하고 기물을 던지면서 ″군사법원에서 이런 꼴을 당할지는 몰랐다. 최후의 이런 결정을 내릴 줄은 몰랐다″며 군사법원을 성토했습니다.

이씨는 ″우리 국민의 아들딸들이 군사법원에 의해서 죽어갔던 거다″며 ″그래서 군사법원을 없애고 민간법원으로 가야 된다″고 소리를 높였습니다.

유족 측의 강석민 변호사는 군사법원이 상식에 반하는 판결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강 변호사는 ″대법원은 양형을 판단하지 않고 보복 협박 유무죄만 판단할 것이므로 양형을 감형한 것은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라며 ″보복 협박이 인정되면 파기환송이 서울고법으로 갈 건데 법리적 문제가 쉽지 않아 유족이 엄청난 난관을 맞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군검찰이 2심에 불복해 다시 항고하면 군사법원이 아닌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열리게 됩니다.

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던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2일 저녁 자리에서 선임인 장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피해를 호소하다가 동료·상관의 회유·압박 등에 시달린 끝에 5월 21일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