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임현주
검사의 서명 날인이 빠진 공소장은 법률에서 정한 형식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기소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검찰의 공소 일부를 기각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2017년 공사비 명목으로 4천2백여만 원을 받아 챙기고 전원주택 사업권을 양도해주겠다며 다른 업체 대표에게 5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 등 4건의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은 4개 사건을 병합해 심리한 뒤 A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문제는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사건 4건 중 한 건의 검찰 공소장에 검사의 서명이 빠진 상태로 법원에 제출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법률이 정한 형식을 갖추지 못한 공소 제기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무효″라고 지적하면서 A씨의 처벌 형량을 징역 11개월로 감경했습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소장에 하자가 있으면 검사가 나중에 도장을 찍거나 서명을 보완하는 등의 방식으로 기소가 유효해질 수 있으나 1심은 공소장 문제를 그대로 둔 채 유죄를 선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2심에서라도 검사가 공소장에 서명하면 된다″고 주장했지만, 2심 재판부는 ″하자를 추후 보완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법원의 의무가 아니고, 검사의 하자 추완 원칙은 1심에서만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검사의 하자 추후 보완은 원칙적으로 1심에서만 허용된다는 부분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공소 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는 원심의 결론은 옳다″며 원심을 확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