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홍의표

'20년 전 부정승차에 사과드립니다' 서울교통공사로 온 편지

입력 | 2022-01-21 11:17   수정 | 2022-01-21 11:20
지난해 11월, 편지 2장이 서울교통공사로 접수됐습니다.

편지 봉투 안에는 현금 6만 5천원도 함께였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제가 20년 전 무임승차를 하였고 나이에 맞지 않게 탑승권을 구매한 적이 있어서 그에 대한 현금을 동봉해서 보냅니다. 많이 늦었지만 사과드립니다.″</b>

<b style=″font-family:none;″>″제가 20년 전 무임승차를 하였고 또 학생 정액권의 환불액을 부당하게 취한 적이 있어서 그에 대한 현금을 동봉해서 보냅니다. 많이 늦었지만 사과드립니다.″</b>

부정승차 적발 시 원래는 교통 요금의 30배를 내야합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채 무임승차를 사과하며 시민이 보내온 세 줄짜리 편지.

서울교통공사 측은 뒤늦게 지불된 이 ′지하철 요금′을 수입 처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성문과 요금이 담긴 이 편지 이외에, 지난 한 해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민원 가운데 2,202건은 ′칭찬 민원′이었습니다.

교통공사 고객센터와 웹사이트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접수된 칭찬 민원 유형은 승무원 안내 방송 관련 건으로, 전체 칭찬 민원의 80%를 차지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한강다리를 지나고있으니 잠시 핸드폰은 미뤄두고 멋진 자연을 보며 하차 시 걱정과 근심은 열차에 모두 놓고 내려달라며 코로나로 인한 이 힘든시기도 지나갈 것이며 다같이 화이팅하자는 멘트였습니다. 몇 개월째 오가던 출근길에 이렇게 행복하고 가슴이 벅찬 아침이 없었습니다. 저는 코로나 뿐만아니라 건강상의 문제로 근래에 들어 많이 지쳐있었고 삶을 살아가는게 아닌 버티는 느낌이였습니다. 오늘 다시 힘내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2021년 4월 15일 ′칭찬 민원′)″ </b>

가장 많은 ′칭찬 민원′을 받은 직원은 지하철 4호선 동작승무사업소에 근무하는 최경천 차장이었는데, 동작철교를 지나면서 시민에게 건네는 감성 발언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내용이 많았다고 합니다.

<b style=″font-family:none;″>″4호선 미아사거리역에서 길음역 가는 열차 같은데 안내 멘트가 멋져서 연락드려요. 코로나로 인해 힘드실 텐데 다들 힘내시고 근심과 걱정이 있다면 열차에 다 두고 내리시라는 멘트가 인상 깊었습니다. (2021년 12월 31일 ′칭찬 민원′)″</b>

이밖에도 역 직원이나 미화담당 직원들의 친절이 고마웠다는 칭찬 민원도 290여 건 접수됐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안국역 역무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현재 임산부입니다. 임신성 기립성 저혈압으로 사람 많은 열차에 있으니 숨이 안쉬어지고 앞도 안보이고 온몸이 떨려 열차에서 내려 주저앉아 있는데, 역무원분이 오셔서 제 상태를 확인하고 역무실에서 안정을 취할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역무실에서는 모든 분들이 따뜻한 물과 걱정 어린 말씀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무사히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을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3월 22일 ′칭찬 민원′)″</b>

지난 한 해 접수된 전체 민원 건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는데, 교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의 경우 93만여 건의 민원이 접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고객분들이 따뜻한 말과 격려로 지하철의 노고를 알아주시는 칭찬을 보내주시면 직원들도 더욱 힘이 난다″며 ″앞으로도 지하철 안전과 서비스 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습니다.

(사진 제공: 서울교통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