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6-29 17:16 수정 | 2022-06-29 17:17
강원도 철원에서 재작년 한 육군 병사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군인권센터가 ″군의 늑장 대응 탓에 병사가 죽음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판했습니다.
군인권센터는 오늘 낮 기자회견을 열고 ″재작년 8월 육군 6사단 소속 일병이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39도 이상의 고열을 호소했지만, 군의관은 검사 기계가 고장났다는 이유로 1시간이면 결과가 나오는 검사도 하지 않고, 상급병원으로 후송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일병은 결국 6사단 의무대에 처음 입원한 지 50시간이 지나 국군포천병원으로 옮겨지고서야 한타바이러스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틀만에 패혈성 쇼크로 숨졌습니다.
군인권센터는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제때 진단받아 보존적 치료만 충분히 받으면 치유되는 병인데도, 군이 발열환자 관리지침을 지키지 않고 안일하게 대응했다″며 ″뇌수막염 증상에도 해열제만 처방받다가 숨진 고 노우빈 훈련병 사건 등을 겪고도 군 의료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숨진 일병의 유가족 등은 모레 출범하는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진정을 내고, 군의 감염병 대비상황을 직권조사해 달라고 의뢰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일병은 재작년 7월 29일 야외훈련을 받고 8월 10일부터 사흘간 풀뽑기 작업을 한 뒤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8월 23일 숨졌습니다.
한타바이러스는 쥐와 같은 설치류를 통해 옮겨지는 바이러스로, 급성 발열성 질환인 신증후군출혈열을 일으킬 수 있어 백신을 접종해야 하지만, 숨진 일병은 제초작업 투입 이틀째에 백신을 맞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