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나연

"물 한 바가지로 들불 잡히겠나" 전국 총경 회의 징계에 후폭풍

입력 | 2022-07-24 15:33   수정 | 2022-07-24 15:45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대기발령 조치된 데 대해 일선 경찰관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24일) 오전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에는 총경 회의에 참석한 사실을 스스로 신고하면서 ″나도 대기발령하라″는 글이 연이어 올라왔습니다.

경찰대학 교수로 재직중인 한 총경은 ″경찰의 중립성, 독립성 확보 회의에 참석했다, 이에 신고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찰국이 되면 국민을 바라보지 못하고 위만 쳐다보는 옛날 경찰로 돌아갈 것이 명백하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인천의 한 일선 경찰관도 회의 당일 자신의 동선을 공개하면서 ″나도 인재개발원에 방문했고 토론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응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경찰관은 그러면서 ″나 또한 대기발령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방문한 경찰들은 댓글로 자수하자″며 지휘부의 조치에 반발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도 잇따라 올라왔습니다.

한 작성자는 ″열띤 토론과 의견수렴 절차를 주도한 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한 건 청장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대기발령을 정상 발령으로 바로잡을 용기가 없다면 스스로 물러나라″고 규탄했습니다.

경찰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우려와 반발을 표하는 입장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경찰국 사태에 관심 없던 동료들도 열불나고 들고 일어설 게 뻔하다″, ″들불이 일어났는데 물 한 바가지에 잡히겠냐″며 비교적 중립의 관점에서 사안을 지켜보던 일선 경찰들도 분노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앞서 윤 후보자는 어제(23일) 저녁, 총경급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울산경찰청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했습니다.

또, 현장에 참석한 경찰 50여 명에 대해서는 복무규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해 감찰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