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김세영

[영상M] 영상 채팅하면서 "잘 안 들린다, 파일 설치해달라"한 이유

입력 | 2022-08-02 13:28   수정 | 2022-08-02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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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5일, 경기도 하남시의 한 귀금속 가게.

한 남성이 가게로 들어와 전시된 상품을 들여다봅니다.

가게 주인은 휴대전화로 돈이 입금된 것을 확인한 뒤 남성이 고른 상품을 꺼내 포장해 건네줍니다.

알고 보니, 손님으로 들어온 이 30대 남성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피싱범죄 조직원이었습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범죄 수익금을 계좌로 바로 이체하지 않고 귀금속 가게에 들어가 금을 구매한 겁니다.

이 피싱 조직은 이렇게 사들인 금을 다른 곳에 팔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피해금 세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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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7일, 경기도 군포시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 앞에서 한 여성이 현금을 빼내고 있습니다.

앞서 30대 남성과 비슷하게 피싱범죄 조직이 피해자들에게 얻은 돈을 인출해 본인이 소속된 조직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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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피해자 538명으로부터 총 44억 4천만 원을 갈취하거나 편취한 피싱범죄 3개 조직 일당 20여 명과 등 총 129명을 검거했습니다.

또, 범행에 사용한 현금카드 238매와 휴대전화와 유심칩 76개, 현금 1억 9천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이들 일당이 이용한 수법은 음란 영상통화를 유도해 녹화하고, 악성프로그램을 다운받도록 해서 개인정보를 탈취한 뒤 해당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빼앗는 이른바 ′몸캠 피싱′입니다.

SNS 등으로 친분 관계를 형성한 뒤, 피해자와 음란한 영상 채팅을 하면서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소리가 들릴 수 있게 보내주는 파일을 휴대전화에 설치해달라″고 속여 개인정보를 빼내는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는 겁니다.

지인인 척 속여 피해자에게 문자를 보내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유도하는 일명 ′메신저 피싱′ 수법도 활용됐습니다.

″엄마 나 폰 깨져서 컴퓨터로 보내는 거야. 급하게 문화상품권을 사야 하는데 엄마 폰을 사용할 수 있게 보내주는 링크 깔고 신분증 사진 보내줘!″라는 등 자녀를 사칭해 접근하고, 알아낸 개인정보를 이용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경찰은 ″상대방이 아무리 긴급하다고 하더라도 본인인지 확인되기 전까지는 신분증과 금융정보 제공, 알 수 없는 파일 설치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자료 제공: 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