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PD수첩팀

[PD수첩] '사랑제일교회'의 재개발 보상금 '500억 원'과 헌금의 사용처

입력 | 2022-09-27 22:40   수정 | 2022-09-27 22:41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 - PD수첩, 전광훈 목사 단독 인터뷰. 전 목사가 밝힌 보상금 500억 원과 헌금 사용의 진실
- <사랑제일교회 정관>을 입수한 PD수첩, 정관에는 당회장의 집행결과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교인들은 헌금 사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구조
- 교회 재정으로 부동산을 구입했다는 전 목사. 하지만 PD수첩 조사 결과 그중에는 교회 명의가 아닌 개인 명의로도 구입한 부동산도 존재해 </strong>

27일 밤 PD수첩 <법 위에 목사? 믿음 뒤에 돈방석!>에서는 <장위 10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측에게 재개발 보상금 500억과 대토 부지를 받게 된 사랑제일교회와 전광훈 목사에 대해 취재했다. <장위 10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약칭 ‘조합’은 2020년 5월부터 <사랑제일교회>와 명도소송을 통해 보상금 문제를 둘러싸고 재판을 진행해왔다. 조합은 재판 1, 2심을 승소해 교회를 상대로 6차례의 명도 집행(강제집행)을 진행했다. 하지만 교회의 강제 집행은 교인들이 격렬한 저항해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이후 2022년 1월 대법원에서 조합 측의 승소를 판결했지만, 같은 해 9월 6일. 언론은 조합 측이 총회를 거쳐 교회 측에 500억 원의 재개발 보상금과 150억 원에 달하는 대토 부지 제공 등에 찬성을 결의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전했다.
협상 초기 감정평가를 토대로 조합에서 제시한 84억보다 큰 수백억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된 사랑제일교회. 지난 9월 16일 전광훈 목사는 교회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10만 원 상품권을 나눠주는 등 승리를 자축했다. 그들이 밝힌 상품권 등에 사용한 금액은 무려 10억 원. PD수첩은 전광훈 목사와 인터뷰를 진행해 이번 사건에 관한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전 목사는 “재판은 처음부터 잘못된 거야. 박원순과 문재인이 나를 구속하려”한다며 자신을 향한 음모를 주장했다. 이성희 사랑제일교회 측 변호사는 서울시의 2008년 재정비 촉진 계획안에는 종교시설 10-2가 포함돼있다고 주장했다. 이곳이 교회의 새 부지로 정해져 있었다는 것. 이에 대해 성북구청 관계자는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에는 종교시설을 반드시 존재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없다”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교회를 조합 측에 인도하지 않은 또 다른 근거로 서울시 조례안을 꼽았다. 종교시설은 우선적으로 존치하도록 검토하라는 내용. 서울시 관계자는 전 목사의 근거는 조례가 아니라고 밝혔다. “내부 방침이죠. 법적인 효력은 없고.”

PD수첩은 지난 2019년 교회 측에서 조합에 보낸 손실보상금 산출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산출내역으로는 총 보상금 약 563억 원. 이중 건축비와 인테리어 비용으로 약 400억 원이 책정돼 있었다. 보통 보상금은 현재 건물을 기준으로 삼는데 반해 교회 측은 신축 건물을 기준으로 삼은 것. 신축 건물은 지하 4층, 지상 7층 규모로 책정돼 평당 건축비 약 천만 원에 달했다. 그런데 조합과 교회가 재건축 보상금에 대해 합의한 이후, 전 목사는 보상금을 교회 건축이 아닌 애국 운동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가 2019년 광화문 시위를 주도하면서 사랑제일교회의 교인이 부쩍 늘어났다. 이른바 애국 보수의 시위에 나갔다가 교인이 되는 이가 상당수였다. 강현숙(가명) 씨 역시 광화문에서 전 목사를 처음 만났다고 밝혔다. 강씨는 전 목사가 청와대 앞에서 천막 시위를 할 때 약 4개월 동안 함께 노숙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기독청 짓는다고 돈 내라 그다음에는 교민청 짓는데 돈 내라, 기독자유통일당 한다고 또 돈을 걷고”, “예배 때마다 돈만 빼가고 그때부터 안 갔죠”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 목사가 요구하는 헌금의 명분은 종류도 다양했다. 교회 운영을 위한 비용 외에도 이른바 애국 사업에 필요한 모금이었던 것.
전광훈 목사가 밝힌 사랑제일교회 측의 매달 헌금은 50억 원가량. 2020년 8월 전 목사와 광화문 시위 현장에 섰던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 그는 “(전 목사)는 대부분 돈을 현금 거래를 합니다. 주변 사람들한테 천만 원부터 1억 원 등 현금으로 줘요. 돈을 받은 사람은 약점 잡힌 거예요”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금을 어디에 썼는지 오직 전 목사만 안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 번도 회계보고가 없었다는 것. 돈을 어떻게 썼느냐고 질문하면 그 집단에서는 반동분자가 되는 거라고 설명했다. 교회에서 헌금 사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이유는 전 목사가 만든 정관 때문이었다. 정관 내용 중 인사와 재정 항목에는 “본교회의 인사와 재정은 당회의 결정에 따라 당회장에게 위임하고 그 집행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다”라고 정해져 있었다. 30년 넘게 교회 재정과 비영리법인 등 회계업무를 한 최호윤 회계사는 사랑제일교회 정관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당회의 결정 결정에 따라 당회장에게 위임했다는 건 재정 집행을 당회장이 하나하나 다 한다”라는 것. 또한 교회 정관 제3조 목적에 ‘공산주의 인본주의로부터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수호하고‘라는 내용과 제4조 사업에서 ‘대한민국을 공산주의 및 주사파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업’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제작진은 교회 내부 사정을 잘 안다는 한 교인을 만났다. 그는 “오래 있는 전도사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 이름으로 10개 넘게 면목동에 빌라들을 샀어요. 그게 그 사람들 수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은 노후된 주거지를 정비하는 모아주택 시범 지역이다. 이곳이 시범지역으로 확정되기 전인 2021년, 사랑제일교회 장로와 교역자들이 지역 부동산을 사들였고 이 과정에서 교회 재정이 일부 들어갔다는 것. PD수첩은 면목동 주택을 사들인 사람들 가운데 사랑제일교회 교인과 일치하는 이름을 여럿 발견했다. 대부분 장로와 전도사 등 교역자들이었다. 전 목사는 면목동 주택을 구입할 당시 교회 돈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우리 교육자들 집을 사준 거야. 전도사님들이 면목동 재산적 가치가 오른다고 해서” 그는 집 없는 교인을 도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냈는지 교회 재정 장로에게 묻자 그걸 왜 내야 하냐는 답을 들었다.

전 목사 측은 PD수첩 제작진을 교회로 불렀다. 전 목사가 얼마나 검소하게 살고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 사랑제일교회 한쪽에는 가건물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곳이 전 목사의 첫 번째 사택. 그는 이곳에 살다가 옆에 있는 주택으로 집을 옮겨 20년 동안 살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PD수첩 확인 결과 전 목사 부부의 집은 이곳이 전부가 아니었다. 성북구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한 주상복합 아파트. 20억 원을 호가하는 아파트는 전 목사의 아내 명의로 소유하고 있었다. 현재는 전 목사 딸이 살고 있는 곳으로 교회 재정 담당 장로가 집 없는 목사를 위해 개인적으로 사줬다고 말했지만, 전 목사는 “이걸 장로님들이 산 거야. 교회 사택 개념으로 샀고”라며 교회 돈으로 샀다고 밝혔다. 교회 재정으로 부동산을 샀다면 당연히 교회 명의로 계약돼 있어야 했다. 올해 초 사랑제일교회 이름으로 구매한 5층짜리 건물. 얼마 전부터 내부공사가 시작된 이곳은 한 층을 가정집으로 꾸며 전 목사의 사택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사랑제일교회 명의로 구입한 부동산은 또 있었다. 매매가 8억 원의 한 아파트는 전 목사 아들 부부가 살고 있었다. 교회 재정으로 샀다는 부동산 가운데 확인된 3곳 모두 목사 일가의 사택이거나 현재 거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동산이 끝이 아니었다. 교회에서 구독 운동 중인 신문. 이곳의 대표는 전 목사의 딸이었다. 이곳에 실리는 광고 대부분은 전 목사가 진행 중인 사업들. 이중 거의 빠짐없이 실리고 있는 세계 기독청 전면 광고. PD수첩이 해당 신문사에 통화로 전면 광고 금액을 문의한 결과 사랑제일교회가 기독청 광고로 그동안 지출한 금액만 약 1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일반적인 교회에서 교회 돈은 모든 교인의 재산이기 때문에 목사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었다. 재개발 보상금도 마찬가지였다.
전광훈 목사는 2021년부터 자신의 아들 전에녹 전도사를 교인들 앞에 세웠다. 아들이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했다는 전 목사. 그는 올해 7월 교인들에게 “전광훈 목사와 독생자 전에녹 전도사에게 모든 권리와 사업 전체의 진행과정을 위임해 달라”라고 요청했다. PD수첩이 교회에서 만난 전에녹 전도사에게 갑자기 일을 받게 된 상황에 대해 묻자, 그는 선교 쪽과 청년 사업 등 외부적인 사업을 위임받아 (일을) 해나갈 예정이라며 갑작스럽게 일을 받게 된 게 아니라고 답했다. 최호윤 교회재정건강성운동 회계사는 “내가 딴 사람을 못 믿으니까. 아들이 할 수 있게 위임해 달라. 그 자체가 세습일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언제든 이끌고 갈 수도 있다“ 그게 공동체라는 것. 반면 ”나 아니면 안 돼. 그건 내 기업 즉, 사기업“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