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1-03 14:09 수정 | 2022-01-03 14:09
유럽연합의 행정부인 집행위원회가 일부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규정 초안을 제안하자 독일, 오스트리아 등 일부 회원국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레오노레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환경부 장관은 EU 집행위의 초안이 전해진 직후 트위터에 ″EU의 계획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게베슬러 장관은 ″원자력은 위험하고 기후 변화와의 싸움에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EU 집행위원회가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마치 친환경 에너지처럼 취급하려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독일의 슈테피 렘케 환경부 장관도 가스와 원자력을 포함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원자력은 ″대단히 파괴적인 환경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 원전′에 속도를 내왔는데 지난달 31일엔 남아있는 원전 6기 중 3기의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EU 집행위는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원자력과 천연가스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사업으로 분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속가능한 금융 녹색분류체계` 초안을 회원국에 전달했습니다.
집행위 구상이 실현되면 프랑스 같은 원전 주력 국가, 독일 같은 천연가스 주력 국가 모두 에너지 전략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지난 1년 동안 EU 회원국 사이에서는 원전이나 천연가스 발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할지를 두고 나라별로 견해차가 컸습니다.
전력생산의 70%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는 프랑스와 폴란드, 체코, 핀란드 등은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을 넣자는 입장이고, 탈원전을 지향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덴마크 등은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집행위는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한 과도기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이번 결정의 근거로 내세웠습니다.
EU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녹색분류체계에서 원전을 제외하고 액화천연가스 발전은 부분적으로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원자력 발전은 제외하고 액화천연가스 발전은 조건부로 포함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지침서를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