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권희진

현금 안 다루겠다는 중국 은행‥"현금없는 사회 접근"

입력 | 2022-02-06 13:53   수정 | 2022-02-06 13:53
중국에서 인터넷 전문 은행이 아닌데도 입출금 등 현금 관련 서비스를 아예 제공하지 않겠다는 곳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수도 베이징에 있는 중관춘 은행은 4월부터 창구와 현금자동인출기를 통한 현금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최근 공지했습니다.

랴오닝 성에 있는 전싱은행도 마찬가지로 3월부터 현금 관련 서비스를 더는 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이들 은행의 고객은 지폐나 동전으로 된 현금을 직접 입출금하지 못하고 인터넷 뱅킹을 통해서만 예금, 출금, 대출, 투자상품 구매 등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두 중소 은행의 ′현금 없는 은행′ 선언은 중국이 4일 개막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 보급을 전면화한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이미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같은 전자결제 서비스가 보편화한 가운데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까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중국이 ′현금 없는 사회′에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디지털 위안화로 종이나 금속 재질로 된 기존의 현금을 상당 부분 대체할 계획입니다.

가상화폐와 정반대인 ′중앙집중′에 기반을 둔 디지털 위안화는 100%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중국공산당과 정부의 경제·사회 통제권을 한층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디지털 위안화를 전면 보급해 내부적으로는 민간 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 양사가 장악한 금융 인프라를 국가 주도로 재편하고 달러 중심국제 통화 질서의 변화를 꾀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중국은 2019년 말부터 베이징, 상하이 등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 디지털 위안화 공개 시험을 진행해 지금은 이들 도시에서는 대규모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 디지털 위안화 사용 가능 장소는 각각 2억 6천만 개, 800만 곳을 넘겼고 누적 거래액도 875억 위안, 16조 원을 넘어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