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진주

[World Now_영상] 러 전쟁 상징 'Z' 의미는? "푸틴 미친 전쟁" 재벌도 비판

입력 | 2022-04-21 11:44   수정 | 2022-04-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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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알라비노 훈련장.

이륙 신호를 받은 경량 전투기 미그-29SMT 8대가 하늘을 가로지릅니다.

일사불란하게 ′Z′ 대열로 곡예비행을 하며 하늘을 수놓습니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마을에 남아있는 러시아군 탱크에 ′Z′ 표시가 선명합니다.

적과 아군을 식별하기 위한 표식인데 Z는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나우 등 현지 매체는 나치 독일군 스바스티카(Swastika·만자무늬) 항공 퍼레이드가 떠오른다고 지적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아돌프 히틀러가 이끌던 나치 독일군의 상징 ′스바스티카′ 문양을 연상시킨다는 겁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color:#144db2; font-family:initial;″>[러시아 전쟁 상징 ′Z′ 표시 의미는?]</strong>
뉴스위크 오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징으로 유명해진 Z 마크의 의미를 러시아 국영방송이 자세히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영 TV인 제1채널의 뉴스 프로그램 앵커인 엘리세예프는 ″2차대전에서 소련이 나치 독일에 승리한 것을 축하하는 5월 9일 전승기념일에 1만1000명 이상의 군인이 참가하는 퍼레이드가 열린다″며, ″퍼레이드에서는 8대의 MiG-29 전투기가 알파벳 Z를 그리며 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엘리세예프 앵커는 프로그램 내에서 ′Z′의 의미에 대해 숫자 7을 거꾸로 해서 포개놓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77번째의 전승 기념일을 상징하는 표시라는 겁니다.

그동안 ′Z′표시는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하면서 러시아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로고로 알려져 왔습니다. 러시아군 군용 차량에는 Z가 그려져 있고, 러시아 현지에서는 수많은 정치인들이 Z가 들어간 옷과 기장을 착용하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color:#144db2; font-family:initial;″>[Z는 젤렌스키 대통령 상징?]</strong>

Z 표시에 대한 또 다른 해석도 있습니다.

뉴스위크는 미국 싱크탱크 우드로윌슨 국제센터의 펠로 카밀 갈레예프의 트위터를 인용해 Z가 러시아어 Zapobedy(승리를 위하여)와 우크라이나 방향을 뜻하는 Zapad(서쪽)를 나타낸다는 해석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군의 첫 번째 타깃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갈레예프는 다양한 해석을 떠나, 이제 ′Z′ 표시는 새로운 러시아 이데올로기와 국민의식의 상징이 되고 있으며, 파시스트에 근접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color:#144db2; font-family:initial;″>[′Z′ 표시하면 벌금 120만원..전 세계 Z 지우기 확산]</strong>

러시아에서 전쟁 지지의 상징이 되면서 러시아 인접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Z기호 사용 금지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인접한 리투아니아는 현지시간 19일, 러시아의 전쟁 지지 상징물로 알려진 알파벳 ′Z′ 기호의 사용을 법으로 금지시켰습니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전체주의·권위주의 정권을 상징하며 군사행동·반인륜범죄·전쟁범죄 자행을 부추기는, 과거에 사용됐거나 현재 사용되는 상징물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법안을 위반하고 금지된 기호와 문양을 사용할 경우, 개인은 9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120만 원, 기업은 1,500유로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러시아 인접국인 라트비아, 몰도바, 체코, 카자흐스탄에서 Z 기호 사용 금지를 법으로 통과시켰고, 독일도 니더작센과 바이에른주 의회에서 Z 기호 사용을 금지했으며, 중앙정부도 금지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반대 여론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분위기 속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고 있습니다. 150년 역사의 스위스 보험사 ′취리히 보험′도 당분간 SNS 광고에서 ′Z′ 로고를 빼기로 했고 앞서 삼성전자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의 Z표기를 지우기 시작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color:#144db2; font-family:initial;″>[러 억만장자 “아무 수혜자 없는 푸틴 미친 전쟁″]</strong>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Z 표식에 대해서는 러시아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러시아의 억만장자로 알려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의 설립자 올레그 틴코프는 현지시간 19일 자신의 SNS에 “이 미친 전쟁의 수혜자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면서 “무고한 시민과 군인이 죽어가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틴코프는 이어 “물론 ‘Z’를 그리는 멍청이들도 있지만 어느 나라나 10%의 바보들은 있다”고 비난하며, “러시아인 90%가 전쟁에 반대한다″고 전했습니다.

틴코프는 2006년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를 설립했으며 틴코프 뱅크는 현재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신용카드 사업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러시아의 침공 이후 러시아 기업 주가가 하락하면서 틴코프의 재산도 반 토막 났지만 여전히 약 34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5조 5,000억 원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