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빵에 소스를 올려 햄버거를 만드는 손길이 분주하고 매장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간판에는 ″이름은 바뀌고 사랑은 남는다″는 문구가, 직원 유니폼에는 ″같은 미소″라는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러시아 맥도날드가 철수한 자리에 새 이름을 단 패스트푸드 업체가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름은 맥도날드가 아닌 러시아식 이름.
′브쿠스노 이 토치카′(Vkusno & Tochka: 맛있다 & 마침표)′.
′두말할 필요없이 맛있다′는 뜻입니다.
<i>[사르데냐 돈스카야/모스크바 시민]
″32년 전 첫날 제가 이곳에 왔었는데…. 맛있고 깨끗하고 모든 것이 훌륭합니다. 품질이 그대로 유지됐고 놀라워요.″
[캉리 그리네비치/모스크바 시민]
″저는 이 역사적인 순간을 제 기억에 담고 싶습니다. 맥도날드의 재개장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같아요.″</i>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러시아판 맥도날드 ′브쿠스노 이 토치카′ 오픈</strong>
맥도날드 대표 상품인 빅맥 메뉴는 없어졌습니다.
황금색 아치 모양의 맥도날드 로고는 햄버거 패티와 프렌치프라이를 형상화한 주황색 동그라미와 노란색 사선 2개로 대체됐습니다. 다만 새 로고는 맥도날드의 흔적을 남기려는 듯 여전히 영문 M을 연상시킵니다.
″서비스와 매장 환경은 기존의 맥도날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 대표인 올렉 파로예프는 ″고객이 맥도날드와 다른 점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러시아군 상징 ′Z 표시′ 시민도</strong>
개점 행사는 1990년 1월 31일 맥도날드가 처음 문을 열었던 모스크바 시내 푸시킨 광장 지점에서 진행됐습니다. 특히 ′브쿠스노 이 토치카′는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 연방이 설립된 것을 기념하는 공휴일 ′러시아의 날′에 맞춰 다시 문을 열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미국식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군을 지원하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매장에는 러시아 애국주의 상징이 된 ′Z′ 표식이 새겨진 모자나 티셔츠를 입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고 외신은 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군을 상징하는 ′Z표시′ 모자를 쓴 15살 세르게이는 미국식 햄버거를 먹는 행위는 모순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strong style=″font-weight:bold; font-family:initial;″>러시아판 맥도날드, 일본 모스버거와 로고 유사?</strong>
일본에서는 러시아판 맥도날드의 새 로고가 일본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로고가 비슷하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 재팬 게시판이나 SNS를 중심으로 ″모스 버거 로고와 똑같다″거나 ″맥도날드가 떠나고 모스버거가 이번 새 브랜드에 참여한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한편 현지시간 12일 열린 러시아판 맥도날드 ′브쿠스노 이 토치카′ 개장 행사에는 한때 시위자가 ′빅맥을 다시 가져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나타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업체 대표 올렉 파로예프는 성명을 통해 이달 말까지 200개 지점을 열고, 여름이 끝나기 전에 850개 모든 지점을 열 예정이며 추가로 매장을 늘리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