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전쟁이나 내전, 정치적 박해 등으로 인해 고향을 떠난 강제 이주민이 전 세계에서 1억명을 처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엔난민기구가 16일 공개한 글로벌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강제이주민은 지난달 기준으로 1억명을 돌파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 8천930만명에서 5개월 새 12%나 급증한 수치입니다.
이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수많은 피란민이 발생한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내전 등으로 고향을 등진 아프리카와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점도 이런 추세의 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강제 이주민 증가세는 오랜 기간 이어져 작년 수치인 8천930만명은 2020년보다 8% 증가한 규모이고 10년 전보다는 갑절 이상 늘어난 것이라고 유엔난민기구는 소개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강제 이주민의 증가세도 두드러져 2020년 980만명에서 지난해 말에는 15% 증가한 1천130만명에 달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76%는 여성과 어린이라는 점도 심각성을 더한다고 유엔난민기구는 설명했다.
아·태 지역 강제 이주민이 가장 많이 머무는 나라는 150만명의 파키스탄이었으며 방글라데시와 이란이 뒤를 이었습니다.
유엔난민기구는 강제 이주민의 수는 세계 인구의 1%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하면서 식량부족과 기아, 기후위기, 인플레이션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최고 대표는 ″지난 10년간 강제 이주민 수는 매년 증가했다″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분쟁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움직이지 않는 한 이 참담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