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인프라 시설의 건설과 지원, 보건 의료 협력을 포함한 각종 약속을 쏟아내며 이들 국가들을 향한 노골적인 구애도 펼쳤습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중국은 남태평양 국가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대신 군사적 이득을 취하려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번 왕이 외교부장의 순방에 앞서 지난 4월 솔로문제도와 안보협력을 맺었습니다.
솔로몬제도는 인구 40만 명의 작은 국가이지만 미국의 태평양 전진 기지인 괌의 남쪽에 자리잡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이번엔 키리바시 정부와 인근 캔톤섬의 활주로 개조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키리바시는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에서 3천km 떨어져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국은 인근 캔턴섬에 약 2천 미터 길이의 활주로를 건설했는데 이번엔 중국이 이 활주로를 개조해주는 대가로 활주로 사용권을 얻으려 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일이 본격화되면 중국은 미국 태평양 함대를 감시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중국은 남태평양 또 다른 섬나라 바누아투에 군사 기지 건설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자신의 앞마당과 같은 남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확대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핵심동맹국인 일본, 호주, 뉴질랜드, 영국과 손잡고 태평양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할 새 기구를 설립한 이유입니다.
카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최근 ″태평양 지역에 외교 시설을 둘 필요가 있다″며 ″때로는 덜 관심을 받던 이들 태평양 국가들과 더 많은 접촉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b style=″font-family:none;″>우리 고위 인사도 7년 만에 피지 방문</b>
우리 정부도 남태평양 국가들과의 접촉면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여승배 차관보가 23일 피지를 방문해 아이야즈 사예드 카윰 피지 총리대행을 예방했다고 밝혔습니다.
피지는 현재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의 의장국으로 지난 5월 남태평양 도서국중으로는 처음으로 IPEF(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우리 외교부의 고위 인사가 피지를 찾은 것은 2015년 9월 윤병세 외교 장관의 방문 이후 약 7년만입니다.
여 외교차관보는 24일 열린 태평양도서국포럼(PIF)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서는 기후변화와 무역·관광 등의 분야에서의 교류 확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경쟁 속 남태평양 국가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부 또한 행보를 넓혀가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