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신정연

[World Now] "저를 빌려드립니다" 38살 일본인의 특별한 아르바이트

입력 | 2022-09-06 10:54   수정 | 2022-09-06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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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살의 일본인 모리모토 쇼지 씨는 ′특이한′ 임대업자입니다.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게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고객을 만나 하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입니다.

가끔 고객과 대화를 나누지만 조언이나 농담을 던지는 것도 아니고 그저 상대방의 말에 최소한으로 응답하는 수준입니다.

고객이 부르면 만나 먹거나 마시고 시간을 보낸 뒤 돈을 받는 그를 고객들은 ′미스터 렌털(Mr. Rental)′이라고 부릅니다.

대학을 졸업한 뒤 무직으로 지내던 쇼지 씨는 지난 2018년 SNS에 자신을 ‘게으름뱅이’라고 소개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남자를 빌리세요′라는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에 나를 빌려준다. 일과 관련해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는다″고 자신의 일을 설명합니다.

이 ′노력 안 하는′ 임대업자는 뜻밖에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현재 그의 팔로워는 25만 명에 달하고 지난 4년간 무려 4천 번 넘게 고용됐습니다.

<I>″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저는 그들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지만 ′미스터 렌털′과 함께라면 별말 없이 언제든 입 다물고 있을 수 있어요.″ -단골 27살 데이터 분석가 아루나 치다</I>

<I>″친구들에게 피카츄 분장을 하고 카레 먹으러 가자고 할 수는 없어요. 그건 어려운 일이라 쇼지를 불렀어요.″ -단골 33살 공무원 쿠사</I>

쇼지 씨의 고객 중 4분의 1은 이런 단골손님인데 이 중엔 쇼지 씨를 270번 고용한 여성도 있습니다.

고객들과 밥을 먹고, 함께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생일파티에 가고, 고객의 말을 들어주고, 쇼핑하는 일이 대부분입니다.

어떤 고객과는 만나서 말없이 그네를 타고 돈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은 외롭다. 누군가는 혼자 어딜 가는 걸 부끄러워한다″며 고객이 부를 때까지 계속 이 일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