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박소희

[World Now] 러시아군 철수한 우크라 동북부서 400여구 집단매장지 발견

입력 | 2022-09-16 09:17   수정 | 2022-09-1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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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빽빽이 서 있는 나무 십자가.

십자가에는 숫자가 쓰여 있습니다.

선명히 보이는 258.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한 동북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발견된 집단매장지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백명의 민간인이 이 곳에 묻혔다고 말합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밤마다 발표하는 TV 연설에서 집단매장지가 발견됐다면서 ″명확하고 검증된 더 많은 정보가 내일이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전에도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민간인 학살 등 잔혹한 만행이 드러났던 도시를 언급하며 러시아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부차, 마리우폴에 이어 이젠 이지움″이라며 ″전 세계가 러시아에 이 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우리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은 발견된 시신의 규모나 사망 원인 등은 밝히지 않은 채 ″그곳에서 필요한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고만 언급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14일 이지움을 찾아 도시 상황을 살펴보고 군인들을 격려했다.

하르키우 지역의 고위 경찰 수사관인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에 들어간 뒤 인근에서 시신 440구가 넘는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매장된 이들이 총에 맞거나 포격, 지뢰 등으로 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AP통신도 이지움 밖에 있는 숲에서 집단매장지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장지에는 우크라이나 군인 17명의 시신이 있다는 표시가 돼 있었고, 그 주위를 십자가 표식이 있는 개별 무덤 수백 개가 둘러싸고 있다고 AP는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하르키우주 탈환전을 벌여 바라클리아와 쿠피안스크에 이어 전략적 요충지인 이지움까지 되찾으면서 러시아군을 하르키우주에서 사실상 내몰았습니다.

반년 가까이 러시아군에 점령됐던 이지움은 포격과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군사시설은 물론 주거지역까지 대거 파괴되는 등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봤습니다.

이지움을 방문한 BBC는 많은 건물이 부서지거나 그을렸다며 현재 도시가 수돗물과 전기, 난방이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바라클리아에서도 러시아군이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전기고문과 살인 등 만행을 저지른 정황이 확인된 바 있습니다.